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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낯선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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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 낯선 얼굴
  • 전영구 수필가
  • 승인 2021.03.11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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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구 수필가
전영구 수필가

천의 얼굴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인간이 살아가면서 남이나 자신에게 보일 수 있는 얼굴과 삶의 모습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누구를 대할 때 맨 처음 보이는 것도 얼굴이고, 그 얼굴이 주는 느낌에 따라 첫 인상이 달라지기에 요즘은 의술의 힘을 빌려 임의로 타고난 얼굴을 바꾸기도 한다. 태어날 때의 모습 그대로 나이를 먹을 수 만 있다면 깊이 팬 주름을 들어다 보며 세월의 덧없음을 탓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많은 변화가 생겨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몰라보게 바뀌었다는 소리를 처음으로 듣게 되는 것이 사람의 얼굴이 주는 중요한 요인이기에 남들에게는 자신 있게 보여주고 자신에게는 만족감을 성취하기 위해 때로는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얼굴의 형태도 변해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인위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건 요즘 시대에 하나의 트렌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성형수술은 시술이라 하여 보편화되어 버렸고 변해 버린 얼굴만 아는 지인이 옛 사진을 보고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얘기는 그저 웃어넘길 자연스러운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자기에게 주어진 본연의 모습을 해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변화를 가져 올 수만 있다면 현명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나 또한 우연한 기회에 변신을 하게 되었는데 어찌 보면 주위의 시선보다는 자기만족이 우선이었던 사례였다. 비교적 젊은 나이 때, 몸살로 인해 피곤에 지쳐 며칠을 면도하지 못하고 있다가 우연히 거울을 보니 새로운 내가 보이는 거였다. 갑자기 터프해진 모습이 그다지 낯설지가 않아서 간혹 수염을 기르고 다녔는데 주위의 평도 나쁘지 않았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울리는 것 같아 기르고 다니다 더욱 용기를 내어 머리까지 길게 기르기 시작을 해 이제는 어쩌면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렸다. 그 시절 조금은 파격적인 모습으로 변신한 후에 사회생활에서는 조금 쑥스럽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순탄하게 적응을 할 수 있었지만 어쩌다 고향을 방문하면 동네 어르신들의 눈길을 피해 다녔던 웃지 못 할 경험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늘 곱상하게 생겼다는 평가에 복에 겨운 불만이 있었던 지라 나름 변화에 만족을 하며 낯선 얼굴을 자기화하기에 성공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잘생기고 못 생겼다는 평가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살려 살아간다면 나름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라 스스로 위안하고 있다.

얼굴이 주는 의미는 자신을 대표하며 평생을 따라다니는 명함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만큼 타인에게 어필을 하거나 신뢰를 요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얼굴에 점 하나를 제거해도 그 사람의 사주가 바뀐다는 말이 있다. 현 시대를 살면서 미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부모가 물려준 얼굴을 의술에 의존해 너무도 쉽게 변형시켜 버린다. 대가족 시절에는 바라만 봐도 누구네 자손임을 알 수 있었던 풍경은 사라지고 한 핏줄인데도 서로 매우 다른 생경함을 보이기 때문이다. 바라보면 정겨운 얼굴, 낯설음이 없는 얼굴의 중요성을 잃을까 걱정이다.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되고 성공도 하겠지만 설령 쉽게 풀리지 않아 고초를 겪는다 해도 늘 평온한 표정을 잃지 않는다면 반은 성공의 길로 들어 선 것 일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어느 한순간 불현듯 거울을 들이대도 세파에 흔들려 가장으로서 흔들리는 약한 얼굴이 아니라, 가족의 맨 앞에 서서 행복으로 이끌어 갈 자신에 찬 사십 중반의 얼굴을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짓는 일이다. 그러기에 오늘을 시작하는 원동력을 찾아 자신의 얼굴에 자신을 갖고 세상 밖으로 힘차게 뛰어 드는 것이다. 내가, 세상이 원하는 얼굴은 낯선 얼굴이 아니라 자신이 간직한 가장 자신 있는 얼굴, 반듯한 삶의 방식으로 사는 지금의 내 얼굴로 말이다.

[사진=이서등 화가]
[사진=이서등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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