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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4인 사색의 수필가가 펴낸 '틈과 여백의 소리' 수필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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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4인 사색의 수필가가 펴낸 '틈과 여백의 소리' 수필집 속으로
  • 정명희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수원문인협회장
  • 승인 2021.03.1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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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장
정명희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장

수원에는 수원문인협회가 있다. 약 180여명의 작가들이 문학과 인생을 논하며 창작열을 불태우는 곳이다. 2021년 봄에는 봄을 기다리는 소리와 맞물려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바로 수원문인협회의 수장이신 이창식 고문님과 맹기호 편집주간, 권영호 감사, 이경선 수필가가 작심하고 탄생시킨 『틈과 여백의 소리』다. 

경기신문 주필이시기도 했던 이창식 고문님은 구순이 되시는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는 수 백쪽에 달하는 『이병희 평전』을 집필하신 바 있다. 사람들은 그 연세에 어떻게 집필을 다 하셨느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놀라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그동안 살아온 날들을 담담하게 수필로 펼쳐내신 저력 있는 수필가시다. 가끔 뵈옵는 자리에서 반듯하고 고결한 목소리로 이북 고향에 대한 향수를 머금으며 지난날을 상기하실 때도 꼿꼿한 자세와 그 속에서 녹아나는 인간적 따사로움에 반한다. 

요즘에서야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생활 속에서도 가히 모범적인 처세를 은연중에 들어내시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분이다. 그 분의 틈과 여백의 소리에는 <동서 그리고 남북>이란 명제가 분명히 배어 있다. 

수필 속에서도 대두되는 독립 , 애국, 베트남, 그런 이창식 선생님이 얼마 전 백 번째 주례를 서셨다. 구순이 되셔서 주례를 서시다니 선생님만이 하실 수 있는 기네스북 등재감이다. 또한 일 년이면 서너 번 수원문인협회 회장단을 불러 식사를 대접해 주시는 혜량도 있으시다. 지와 덕을 겸비한 수원의 문재임이 틀림없다. 

수원문인협회를 사랑하시는 마음이 지극히 높아 마지막 수필에서 주문을 살짝 내 비치는 또 하나의 여백은 경륜이 아니고는 어느 누구도 피력할 수 없는 대목이다. 거기에다 수원문인협회 역대 회장의 취임현황을 곁들여 맺음을 해 주심에 존경의 마음은 물론 책임감도 크게 하신다.

다음은 이경선 수필가의 <오후 골목길에 앉다>는 잔잔하게 그녀가 살아 온 이야기를 햇살 따사로운 골목길에 앉아 회상하듯 펼쳐낸 수필이다. 그녀답다. 지난해까지 경기수필가협회 회장을 맡아 무리 없이 중책을 펼친 여장부이기도 하다. 

그녀는 ‘풋잠에서 깨어난 듯 서걱대는 감성은 겨우 떠올린 글감을 놓치고 묵은 글만 움켜쥐고 있었다’고 수필집을 낸 연유를 살짝 피력하지만 내공이 깊다. 10년 가까이 아주대학교 문예창작학습을 꾸준하게 해 온 저력이 아니고는 이경선 작가처럼 주옥같은 글을 쓰기 어렵다. 언젠가 경기문인협회에서 문학상을 받을 때 울먹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 더욱 정감이 간다. 

글을 쓰기 전에 사람이 우선임을 떨림과 눈물로 자신의 마음을 알린 것이다. 차근차근 문단의 길에서 그녀처럼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내 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세상이 그런지 작은 일에도 흥분하고 불안해 하는 요즈음 현실에서 글을 쓰기 때문에 여유를 습득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심금을 울리는 수필전집도 펼쳐 낼 수도 있겠다 기대해 본다.

권영호 수필가는 작가세계에서 친분을 쌓아 온 다정다감하며 온기 있는 분이다. 산을 좋아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분이 얼마 전 뜻하지 않게 뇌수술을 받아 주위 작가들을 놀라게 했다. 정말 아무도 그의 입원사실과 수술소식을 믿지 않았다. 퇴원을 하고서 얼마 후 또 병원에 재입원을 했으니 사모님과 가족들이 얼마나 놀랬으랴. 그 와중에 수필집을 내는 일에 함께 참여했다하니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흰 쌀에 뉘가>라는 주제로 풀어 낸 권작가의 소박한 수필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수필 서언에 흰 쌀에 뉘처럼 부족한 글이 독자로 하여금 눈에 띌까 걱정이라는 겸손한 말씀에 권작가의 평소 행적이 그려진다. 건강에 장사 없다지만 앞으로 건강을 빨리 회복하셔서 더욱 윤기나는 글을 세상에 내 놓으시길 기대해 본다.

네 번째로 맹기호 수필가의 <아직도 꿈을 꾼다>는 맹기호 수필가의 생활 전부를 함축한 말이다. 그는 작은 일에도 설레고 작은 일에도 감동하며 보이지 않는 주위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댓글을 다 달아 줄 것만 같은 섬세한 감성주의자다. 원칙주의자며 자연주의자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따스한 온천물처럼 평안함과 생기를 안겨주는 친근감이 장점으로 돗보이는 사회의 명사라고 보면 될 것이다. 

또한 그는 누가 뭐래도 세상이 다 아는 효자다. 어머니를 위해 언제나 병원에 가서 시중을 들고 시간을 쪼개 어머니와 카페를 간다. 어머니 병간호 중에 멋진 낭만을 함께 느끼니 가히 수필가의 면모가 느껴진다. 하루도 빠짐없이 어머니를 보필하고 대화를 하며 아침밥상을 손수 차려드린다. 

때로는 추운 겨울을 이겨 낸 마당의 수선화에 감동하며 어려운 일에 앞장서는 지인들에게 따스한 밥을 대접해 주는 로맨티스트이다. 그의 수필은 수려하며 사랑과 존재탐구에 골몰히 침잠하는 것 같다. 앞으로 경기수필 신임회장으로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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