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1% 오르면서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4일 통계청 ‘2021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기준시점=2015년, 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가 16.2%로 크게 올라 2011년 2월(17.1%)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농축수산물의 급격한 물가 상승은 조류인플루엔자, 농산물 작황 부진, 명절 수요까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농산물만 봤을 때는 1년 전보다 물가가 21.3% 올랐다. 이는 2011년 1월(24.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는 파 물가가 전년동월대비 227.5%로 두배 이상 올랐고, 사과가 55.2%, 고춧가루가 35.0%, 쌀도 12.9%로 크게 올랐다.
축산물 또한 14.4% 상승했다. 2011년 6월(16.1%)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품목별로는 달걀이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에 더해 명절 수요까지 겹치면서 41.7% 물가가 크게 올랐고, 돼지고기와 국산쇠고기도 각각 18.0%, 11.2%로 물가가 많이 상승했다.
수산물은 전년동월대비 1.9%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공업제품은 0.7%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가공식품은 1.2% 올랐지만 석유류에서 물가가 6.2%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수도·가스 지수도 전년동월대비 5.0% 떨어졌다.
서비스 물가지수는 전체적으로 0.5% 상승했다. 집세와 개인서비스(외식 등)가 각각 0.9%, 1.6% 올랐지만 무상교육 확대 등 영향으로 공공서비스가 2.1% 내리면서 이같이 나타났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물가가 크게 변동할 수 있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8%로 3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여 인플레이션을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산물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며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요인이 있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 같다는 예측은 가능하나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준범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3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산물 수급 여건과 국제유가 흐름, 무상교육 확대 등 정책요인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물가 불안 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가격 안정을 위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과장은 "계란·채소류 등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수급 여건을 현장 점검하고 가격 강세가 지속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정부 비축 물량을 방출하거나 수입을 확대하는 등 안정에 주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