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산책] 궁평항의 저녁노을
붉어진 태양
수평선으로 살금살금 미끌어진다
어 하는 순간
드디어 절정의 순간
하늘과 바다는 한 몸이 되었네
찬란한 붉은 빛을 뿜어내는
하늘을 맞이하는
황홀한 광경을 보여준 바다
멀리서 보이는 빠알갛게 물이 든 윤슬
조금은 어두워진 하늘
보드라운 오색구름 이불에
수 놓는 갈매기
대자연의 신비인가
우주의 섭리 인가
달려가서 함께 풍덩 빠져버리고 싶은
갈매기 울음소리
파도 소리 여전한데.
내일 아침엔 무지개로 피어날까
시평(詩評)
가정적으로나 문단에서나 늘 한결같이 지고지순의 마음으로 삶을 살아 온 유향식(문학과 비평 작가회장) 시인이 궁평항의 노을을 한편의 시에 담았다. 신선한 감각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노을에 대하여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대자연의 대서사를 시인만의 유려한 감각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1연의 ‘미끌어지는 노을’로 은유의 시 밭에 거침없이 들어가 시인의 시적감각을 제대로 끌어내더니 2연 사랑의 절정을 ‘바다와 하늘이 한 몸’이 되었다는 표현으로 사로잡았다. 다음의 3연에서 ‘빠알갛게 물이 든 윤슬’로 바다 위에 기약없이 반짝이기만 하는 윤슬의 사랑까지 섭렵한다. 이어서 4연의 ‘오색구름 이불’은 시의 정점으로 치닫는 상징적 시어로포근하고도 행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은밀한 감탄사를 끌어 오게 했다.
이윽고 5연과 6연의 결어로 진하고 숙성된 사란의 여운을 남기고 있는 시 “궁평한 노을”은 맛깔스럽고 격조높은 시 한마당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다.
십여 년이 넘는 오랜 시간을 등단과 동시 문인협회장으로 활동하며, 시인으로서의 연마에 부단히 노력한 유향식 시인은 누가 뭐래도 훌륭한 시인들의 대표적 표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겸손하면서도 지적인 행동과 겸허한 마음가짐에 아는 사람들은 경의를 표한다.
깊어가는 시심만큼이나 회원들을 사랑하고, 위로는 선배와 지도교수님을 극진히 모시는 요즘 드문 시인의 행로가 타의 귀감이 된다. 이후로도 격조 높은 시 산출을 기대하며 가까운 시일 네 번째 시집출판의 반가움도 주었으면 한다.
<경기문학인협회장/ 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
약력
문학과 비평 작가회 회장 (2023년~현)
경기 문학인 협회 부회장 (현)
전 국가 공무원 (문화공보부)
문학과 비평 문학상 대상 수상 (2020년)
경기 문학인 협회 대상 수상 (2021년)
수원시 인문학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수상 (2020년)
안양시 문학글판 창작시 공모전 당선 수상 (2021년)
저서
세월의 뜨락 (2019년)
꽃비 흩날리면 (2020년)
다시 그린 수채화 (2024년)
언론이 선정한 한국을 빛낸 명시 I, II (공저)
언론이 선정한 한국을 빛낸 명수필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