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병제란?

일간투데이 정치·경제부 국장대우 김동초

2017-02-23     경인경제
[경인경제] [칼럼] 모병제란?


요즘 정치권과 대권 후보들 사이에서 모병제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당면한 인구절벽 문제로 징병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병제에 대해 알아보자,

모병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으며 이미 당나라 현종 때를 비 롯 고대 로마에서도 시행되어왔던 군사징집제도다. 모병제의 근간은 결국 재원창출이 근본적인 문제다. 작년부터 대선주자로 방향을 잡은 남경필경기도지사가 정치권에 모병제란 화두를 던지며 이슈메이커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불과 몇 년 후 인구절벽을 맞이하게 되면 지금 같은 군대유지가 불가능한 현실을 가정 하에 대안 책으로 제시한 것이다.


찬성론자

남지사의 모병제에 대한 주장은 다음과 같다. 지금 우리나라 국방 현실이 아이 수준인데, 이제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시민들의 안보 의식이 바뀌어(한미 동맹이나 핵우산에 대한 인식 변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만큼 미국의 안보 환경이 바뀔 것이고, 저 출산으로 인해 2023년부터는 인구 절벽에 들어가서 현 63만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모병제를 시행해서 충분히 대우해주고 군 전력을 강화하는 작고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

또 다른 이유로 나라의 젊은 청년들을 강제로 군 복무시키면서 형편없는 임금을 주고 인권 침해도 심각하다. 끌려간다고 생각하니 자발성과 능동성이 없다. 이 때문에 군대 내 고질적인 병폐가 누적되는 것이고 군사력이 형편없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어 찬성 론 자인 김두관 더불어 민주당의원은 "현대전의 승패는 병력수가 아니라 첨단기술로 판가름 난다며 모병제가 징병제보다 효율적이고 강한 군대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모병제 공약으로 군 민주화와 현대화 논의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공모제 하면 가난한 사람만 군대에 간다.”라는 반론 있지만, ‘군 민주화’ 차원에서 논의해 볼만하다고 덧붙였다.


반대론자

한편 반대론자인 바른정당 유승민의원은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며 정의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모병제 도입 시 부자 집 애들은 군대 가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고 집안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집 자식들만 입대할 것이다.

자기 자식이 전방에서 목함 지뢰를 밟거나 자살 등의 불상사가 있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이어 모병제에 회의적인 김종대 군사전문의원은 모병제는 재원창출문제로 결국은 모병 란에 부딪히게 돼있다며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이라크 및 아프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은 모병에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 그 대안의 한 방편으로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2006년 미 국방부는 사면을 대가로 1만7천명의 범죄자를 입대시켰었다. 또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조건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모병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18살이 되는 고등학생을 재학 중에 입대시키는 조처로 부족한 병력을 채우려고도 했었다. 모병의 어려움은 병사 뿐 아니라 장교도 마찬가지였고 대위에서 소령까지의 초급간부의 경우 3,000명이 부족하여 진급 경쟁이라는 말이 아예 사라질 정도였다고 했다."

또한 모병제반대론을 펼친 마이클 샌델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선 미국의 모병제를 꼬집으며 “‘로마는 시민이 바로 군인이었기 때문에 제국이 유지됐다. 군인을 돈으로 사는 용병제가 시작되면서 로마는 망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정치인의 자제들이 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 등이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며, 그래서 징병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샌델교수의 주장이었다.

한편 모병제에 대한 찬반여론조사에서 2016년 9월에는 찬성21%vs반대67%였는데 최근에 실시한 리얼미터 및 미디어리서치의 조사결과는 찬성50%대vs 반대40%대로 역전이 된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