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산책] 여름밤 냇가
2025-07-10 송창순 시인
진이와
고운 모래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금가루 뿌려 놓은 듯 찬란한 별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웃는다
우리가 부러웠나 금줄기
타고 내려와 옆자리에 눕는다
물속에도 누웠다
모퉁이 도는 기적소리에
매미는 울어대고
동네 처녀들
냇물에 풍덩
멱 감는 소리
하늘가에 맴돈다
시평(詩評)
한 여름밤은 꿈꾸기에 좋다. 모래밭에 누워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바라보면 저절로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시인은 그 꿈들을 모아 시를 빚고 생각을 빚어 별들보다 더 멀리 이상향의 세계로 들어가려 한다. 송창순 시인은 어릴 적 직접 느끼고 경험한 여름밤을 제대로 투영하여 작품으로 펼쳤다. 사랑보다 더 뭉클한 그 무엇이 옛 추억 속으로 풍덩 빠져든다. 아무것도 걱정 없는 어느 여름날의 기억들은 소중한 우리네 인생의 퍼즐이다. 이렇듯 가끔은 지난 날을 반추하며 그리움에 물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삶의 족적은 결국 우리들의 잊을 수 없는 진정한 지울 수 없는 사진첩이 될테니까. 들어보라. 냇물에 풍덩 뛰어들어 멱감는 처녀들의 해맑은 웃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경기문학인협회장, 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시인>
약력
2024년 『문학과 비평』시 등단
『문학과 비평』작가회 회원
아주문학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