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산책] 白鹿潭 - 분지 풍경

2024-12-19     전영구 시인

고즈넉이 눈물 모아
우아함을 넘어선 고결한 자태로 
마름과 푸름을 오가며
四季를 읽고
四季를 이끔으로 잔존해도
누구의 소유조차 거부한 체
묵언수행을 고집하다
무뎌진 감성의 시야 속
무한변신마저 거부한다

수풀의 눈물 먹고
백록의 눈동자에 그려 넣은
황홀경의 극치가 펼쳐놓은
천상의 파노라마

 


시평(詩評)

전영구 시인의 시를 말하기 전에 인간적인 한 사람으로 개성 있는 삶을 살아가는 시인의 모습을 말하고 싶다. 그는 사람을 좋아하고 살아가는 데 거침이 없는 여유 만만한 인격의 소유자다. 어느 장소에서건 스치듯 만날 때도 깊은 잔상을 주어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남다른 재주도 갖고 있다. 그의 시와 수필의 세계는 어떠한지 남달리 궁금해지게 하는 대목이다. 전영구 시인은 첫 인사부터 푸근한 웃음으로 인생의 고난을 푹 덮어 주는 듯한, 불현듯 어디선가 선물을 잔뜩 받아 가득 안겨주는 듯한, 행복감을 준다. 스르르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그 매너는 우리가 배워야할 덕목의 기본이다. 자연스러운 용모 또한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시인의 모습 그 자체라고 말 할 수 있다. 넉넉하게 차려 입은 복식이나, 젊은 감각을 물씬 풍기게 하는 제스츄어 등은 한국의 대표 작가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 솜씨는 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하기에 우리나라 중년의 격조 있는 작가로서 문단의 위상 또한 넓고도 크게 퍼져 있다.

위로는 선배시인들을, 아래로는 후배들에게 표양을 보이는 이 시대의 보기 드문 선비정신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유머가 풍부하고 봉사정신도 남다르다. 그런 그가 이번에 쓴 백록담은 그의 일상을 대변하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 조만간 자연에 대한 무궁무진한 시를 배출할 것이라고 본다. 문단의 필력을 가히 자랑할 수 있을 만큼 담백하면서도 수려한 시어를 백록담에서는 감상할 수 있다. 기억할 것은 그의 시집 『민낯』을 읽어 보시라. 소박하고 진솔한 그의 시에 압도당할 것이니.

<경기문학인협회장/ 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


전영구 시인

약력

. 2003년 [문학시대] 시 부문 신인상 당선 등단
. 2013년 [월간문학] 수필 부문 신인상 당선 등단
. 사) 한국문인협회 감사 역임
. 사)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 대표에세이 문학회 회장
. 사) 경기시인협회 이사
. 경기 한국수필가협회 부회장
. 수원 문인협회 회원

                                                   - 저서
                                                   . 시집 - [ 민낯 ] 외 6권
                                                   . 수필집 - [ 이따금 ] 외 1권

                                                   - 수상
                                                   한국수필 작가상
                                                   수원 문학인상
                                                   백봉 문학상
                                                   경기 한국수필 작품상
                                                   경기 시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