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산책] 친구를 만나는 건 - 부소 담악에서 -
친구를 만나는 건
나를 보기 위함이다
눈망울에 맺힌 네가
나를 보고 웃을 때는
허접한 세월
지나간 세월
우쭐우쭐 다가서고
한잔 술 걸치는 건
너를 보기 위함이다
술잔에 담긴 네가
나를 보고 울먹일 땐
허세가
그득한 삶들
뒤뚱뒤뚱 안겨온다
시평(詩評)
산을 좋아하는 이준복 시조시인은 마음 수련 몸 수련에 인생의 반을 던질 정도로 건강에 혼신의 힘을 다 기울인 산인이면서 여행가다. 그의 시는 담백하고 솔직하며 깊이가 있고 웅장하다. 예리한 눈빛과 사람을 사로잡는 풍모에서도 나타나는 내공이 만만찮다. 말이 없으나 생각이 많고 단전호흡을 섭렵하여 기 내림의 훈련도 오랫동안 단련을 많이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은 묵직하면서도 정감있으며 교훈적인 시어를 창출해 내고 있다. 요즘 그는 시골에서 리트리버 한 마리를 기르며 수행의 길에 들어섰다고 할 만큼 여유를 즐기고 있다. 매일 산에 오르며 산과 호흡하고 산 속에서 시조를 탄생시키고 있다. 때로 산 속의 괴목을 주워다 길을 들이고 분재를 하고 있다. 괴목의 모양은 오묘하며 그 몸체를 타고 올라가는 식물들 또한 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어느 날 한껏 물이 오른 그의 시조에 눈길이 갔다. 나이들어 우정이라던가, 때로는 가족보다 더 친근한 우정은 멋이 있고 인간미가 넘친다. 친구와 여행을 한 모양이다. 한 잔 술 걸치며 인생의 회포를 풀고 있는 이준복 시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자주 무르익은 인생의 감회를 명 시조로 풀어 주위를 행복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경기문학인협회장/ 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
약력
『문학 21』 시조 등단 〈2006년〉
시조시인
《행복제작소》 소장
저서 : 시조집 『산』 『아, 백두대간』 『행복으로의 초대』
『걸음을 바꾸면 건강이 바뀐다』 『신혼여행 마지막 날』『다이어트 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