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향기] 선인장이 전하는 삶의 지혜

2024-11-07     신재정 시인 (경기문학인협회/경기산림문학회 이사)

 선인장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 속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선인장은 단순한 '식물'을 넘어, 우리에게 작은 자연의 숨결을 선사합니다.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생명력을 유지하는 선인장은 우리 마음에 소소한 위안을 주고, 그 존재만으로도 일상에 따뜻함을 더해줍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선인장은 말없는 동반자입니다. 오랜 시간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며 견디는 선인장의 모습은 우리 자신을 반영하는 듯하고, 작은 공간에 두기만 해도 생명의 온기를 느끼게 합니다.
 노년층에게도 선인장은 더할 나위 없는 동반자입니다. 복잡한 관리 없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주고, 생명력이 가득한 선인장은 공기 정화와 전자파 차단에도 도움을 줍니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우리 주변을 꾸며주는 선인장은, 그 자체로 실내를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가꾸어 줍니다.
 선인장의 가시는 단순한 외형적인 특징이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상징입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성장하고 꽃을 피우는 선인장의 모습은, 우리가 삶의 역경을 견디고 극복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가시는 악귀를 쫓고 나쁜 기운을 막는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를 보호하고 고난에 맞서는 강인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선인장이 가진 고요한 아름다움과 강인함은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고저스플라워농장을 운영하면서 선인장의 매력에 점점 더 매료되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선인장이 가진 고유의 개성은 마치 사람들과 닮아 있어, 그들과 함께하는 매일이 새로운 여정처럼 느껴집니다. 선인장은 성장 속도가 느리지만, 그 느림 속에서 우리는 안정감과 꾸준함을 배웁니다. 또한, 상처를 통해 더 강해지는 선인장의 모습은 상처나 실패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매일 아침 농장에 도착해 선인장을 돌보는 과정은 저에게 일종의 명상과도 같습니다. 선인장이 꽃을 피우는 순간은 그 자체로 큰 기쁨이며, 그 경이로움을 경험할 때마다 이 일을 선택한 것에 대해 깊은 감사함을 느낍니다. 선인장은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뿌리를 깊게 내리고, 결국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예상치 못한 고난 속에서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그 끝에서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고저스플라워농장은 단순히 식물을 키우고 판매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은 식물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고, 그 깨달음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공간입니다. 선인장이 전하는 가르침을 통해 우리는 더욱 깊이 있는 삶의 철학을 이어가고, 그 매력을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나는 앉으나 서나, 내가 먼저 감동하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멋진 선인장을 얻기 위해 이역만리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선인장은 사람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이 녀석들이 빨리 뿌리를 내리도록 물을 주지 않고 말리면, 정신을 차리고 온 힘을 다해 뿌리를 내리며 결국 꽃을 피웁니다.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힘든 상황에 맞서 싸우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힘들다고 해서 모든 짐을 내려놓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선인장은 우리에게 일깨워줍니다.


신재정 시인

약력

시인

경기문학인협회 이사

경기산림문학회 이사

『고저스플라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