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마을] 중년

2021-02-04     최미란 시인

중년

                         최미란

깊어진 하늘이 익어간다

울음이던가
아픔이던가

걸어온 시간을 뒤로
햇빛에 묻어오는 농후함이 보이고

길섶 숨을 불어넣으며
바람도 느슨하게 날아온다

저녁이 물들어가는 시간
빈 잔에도 여유가 채워지고

마음의 뒤란엔 지지 않는
꽃이 피어난다

일러스트 김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