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분쟁조정위, '직장 신경내분비종양' 암으로 인정 보험금 지급’ 결정

보험사의 암으로 인정 않고 보험금 지급거절 관행에 제동

2020-03-27     장재진 기자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신종원)는 K생명보험회사가 `직장 신경내분비종양' 진단을 암 확진으로 인정하지 않고 암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에 따라 보험약관이 규정하는 암으로 해석할 수 있어 보험회사가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직장 신경내분비종양은 직장(直腸)의 신경내분비세포에 발생하는 종양이며 과거 ‘직장 유암종’으로도 불렸고, 악성종양(암)인지 경계성종양인지 논란이 되어 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A씨(여, 40대)는 2013년과 2017년에 각 1개씩 K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상품에 가입한 후 2018년 4월 ○○병원 조직검사에서 ‘직장 신경내분비종양’을 진단받고, □□병원에서 ‘직장의 악성 신생물’(질병 분류번호: C20)을 진단받아 암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보험회사는 암 확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제3의 의료기관에서 재감정을 받을 것을 요구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 사건에서 K 생명보험회사는 A 씨의 직장 신경내분비종양 진단을 암 확진으로 인정할 수 없고 , 제 3 의 의료기관을 선정하여 A 씨의 종양을 암으로 확정할 수 있는지 의료감정을 실시한 후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A씨의 종양을 제6, 7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상 악성 신생물로 분류되는 암으로 충분히 해석이 가능한 점, ▲「약관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보험약관의 암에 대한 해석과 범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하는 점,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소화기계 종양 분류에 따라 직장 신경내분비종양이 악성종양인 암으로 인정된 점, ▲종합병원에서도 A씨의 직장 신경내분비종양을 경계성종양이 아니라 악성종양인 암으로 판단한 점 등을 종합하여 암보험금 8,17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번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은 직장 신경내분비종양에 대해 제 3 의 의료 기관에서 추가 확인받을 것을 주장하며 암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회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정 결정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소비자 이슈 및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건전한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