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한 마리
식탁 유리 위에서
애처롭게 헤매이네
종이 위에 살포시 얹어
뜰에다 놓아주니
엄마 잃은 아기에게
집이라도 찾아 준 듯
안도의 긴 한숨
허공을 데우네
시평 詩評
깊은 밤 외로운 이들의 어둔 맘을 어루만지듯, 환하게 마음을 지켜 주는 멋진 시인 하나 있다. 시인은 환한 보름달이기도 하고, 아미숙인 새촘한 초승달이기도 한 고결한 마음도 함께 가지고 있다. 언제나 자세를 함부로 하지 않으며 주위를 배려하는 마음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청초한 도라지꽃처럼 우수에 젖었으나, 고귀한 정신을 가진 소나무처럼 반듯한 행동이 뭇사람들이 표상이 된다. 시인이 온다. 시처럼 살고 시처럼 아름답게. 심성을 다스리고 진정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면 하느님도 감동 받지 않으실까. 우리 곁에 한미숙 시인이 함께 있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행운이다. 얼마 전 그녀가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박수를 쳤다. 그 무엇보다도 더 기쁜 일이었기에. 오늘 그녀의 가슴을 울리는 시 한 편, 『소확행』을 읽으며 손톱보다도 작은 개미 한 마리의 생명까지도 보듬고 눈여겨 볼 줄 아는 시인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본다. 시 한 줄 한 줄에 배어있는 겸허함과 그에 못지 않은 삶을 이해하고 순응하는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경기문학인 협회장/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
약력
시인
경기문학인협회 기획국장
문학과 비평 번역분과장
경기산림문학회 이사
수원문인협회 회원
전) 수원문인협회 번역분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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