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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급격히 변모하는 가정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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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급격히 변모하는 가정을 생각한다
  •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 승인 2023.05.19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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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평화로운 가정에는 행복이 제 발로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사랑이 깃들고 우정의 손님이 되는 그런 집이 행복한 가정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바라보지 못했던 가족 간의 얼굴과 마음을 바라보자는 뜻이 담긴 가정의 달도 훌쩍 가버렸다. 의미 있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도 지났다. 그간 코로나19로 3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마음껏 가족의 정을 나누지 못했던 점을 생각하면 새삼 소중한 날들이었다. 어느 가족이고 어버이의 등에는 살아온 지난 역사가 새겨져 있다. 가족을 지키고 울타리가 되어 강인함을 보여주었다. 어버이가 살아계실 때 효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공경심이 곧 효도다. 몇천 년 전의 가르침이지만 핵가족 시대인 오늘날에 더 절실한 가르침이다. “자식이 봉양하려 하지만 어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효도란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사랑하고 제대로 봉양해 드림을 뜻한다. 옛날과 같은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는 가족애를 느끼며 살아가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

최근 가정의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한집에 살아도 한 상(床)에서 밥을 먹지 않거나 식사할 기회가 없다. 전통적인 가족의 기능들이 많이 쇠퇴했다. 가족이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집단을 일컫는다. 효(孝)가 강조되던 시대에는 엄친(嚴親)과 자당(慈堂)이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아버지는 엄격성과 공성(公性)의 상징이다. 어머니는 자애와 사랑과 부드러움의 상징이며 자식에 대한 더 할 수 없이 높고 지극히 순한 사랑과 희생의 실천자이다. 가족은 친밀하고 대면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특징을 갖는 1차적 집단이다. 정서적 안정과 안식처로서의 기능을 가질 때 가족들은 휴식과 안정, 유대감과 친밀감, 행복을 원하는 욕구를 충족하게 된다.

건강가정기본법 제3조에 가족은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생활 단위를 말한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이 생계 또는 주거를 함께 하는 생활공동체로서 일상적인 부양·양육·보호·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생활 단위를 말한다. 중국은 일가(一家), 일본은 가족(家族)이라고 부른다. 한 지붕 밑에 모여 사는 무리라는 의미다. 우리는 식구(食口)라고 한다. ‘같이 밥 먹는 입’이란 뜻이다. 한솥밥을 먹는 식사공동체라는 뜻이다. 남에게 자기 아내나 자식을 소개할 때도 ‘우리 식구’란 말을 사용한다. 전통적인 가족의 정의가 핵가족, 이혼, 저출산, 혼외출산 등으로 가족 유형이 다양화됐다. 1인 가구의 급증, 비혼 출신의 공론화, 제도적 질서에 얽매이지 않는 생활공동체의 대두, 생활동반자법 논의 등은 가족이 더 이상 사전적·법적 정의에 구속되어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가정이 흔들리게 되면 사회가 흔들리게 되고 그 파장은 나라 전체의 위기로 번지게 된다. 가정이 흔들리고 무너지게 되는 원인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늘어나는 가정 안의 폭력,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마음, 메말라가는 인간성, 그릇된 인권주의와 자유주의, 술·마약·도박 등의 절제 없는 생활, 물질만능주의 가치관, 저출산 등이 가정의 위기를 가져온다. 여전히 어두운 그늘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노인들이 많아 안타깝다. 최근에는 마약이 청소년들 사이에 스며들고 있어 심히 염려스럽다. 우리 사회가 자랑스러운 미풍양속 중 하나가 마약 청정국이 아닌가. 공권력만으로 막기가 어렵다. 가정에 마약이 파고들지 못하게 가족들에 대하여 책임지는 가장(家長)이 돼야 한다. “왕국을 통치하는 것보다도 가정을 다스리는 것이 더 어렵다.”고 몽테뉴가 말했다. 삭막한 세상에 ‘가족적’이란 말처럼 정다운 것이 없다.

가정처럼 따뜻한 곳이 없고 밀착된 장소가 없다. 농경사회가 공업사회로 바뀌면서 가정의 생산기능을 회사와 공장에서 담당하게 되었다. 집을 가정(家庭)이라고 한다. 가(家)는 집이고 정(庭)은 뜰이다. 채소를 심고 소, 돼지를 키우기 위해 넓은 뜰이 있었다. 요즘은 78.3%가 아파트에 산다. 뜰이 없는 가정, 흙을 밟지 못하는 생활에서 우리의 정신과 육체에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한다. 흙은 생명의 원천이다. 흙은 인간의 삶의 기본 터전이다. 집은 뜨락이 있어야 한다. 가정에는 흙이 있고 화초와 나무가 자라야 한다. 우리의 정서가 거칠고 메마를 수밖에 없다. 아파트 거주로 생활이 편리해졌다. 하지만 편리해진 만큼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현대인은 가옥(家屋)은 있어도 가정(家庭)은 없다. 가정은 인생의 온실이다. 사랑과 신뢰, 협동과 이해의 온화한 공기가 흐르는 곳이다. 하지만 핵가족 제도로 자녀가 웃어른인 조부모와 접할 기회가 줄었다. 전통문화가 바뀌어 부모가 효행을 자녀에게 보여줄 기회가 없다. 효도는 모든 행실의 근원이다. 가정의 달만 되면 새삼 효도와 우애가 그리워지는 이유다. 일상에서 잠깐 멈춰서 가족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대화의 꽃도 피어내는 가정의 달을 보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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