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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좋은 시] 흰뺨검둥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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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좋은 시] 흰뺨검둥오리
  • 송재학 시인
  • 승인 2023.01.0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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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들은 흰 뺨이란 영혼을 가졌네
거미줄에 매달린 물방울에서 흰색까지 모두
이 늪지에선 흔하디흔한 맑음의 비유지만
또 흰색은 지느러미 달고 어디나 갸웃거리지
흰뺨검둥오리가 퍼들껑 물을 박차고 비상할 때
날개 소리는 내 몸속에서 먼저 들리네
검은 부리의 새떼로 늪은 지금 부화 중,
열 마리 스무 마리 흰뺨검둥오리가 날아오르면
날개의 눈부신 흰색만으로 늪은 홀가분해져서
장자를 읽지 않아도 새들은 십만 리쯤 치솟는다네
흰뺨검둥오리가 떠메고 가는 것이 이 늪을 포함해서
반쯤은 내 영혼이리라
지금 늪은 산산조각나기 위해 팽팽한 거울,
수면은 그 모든 것에 일일이 구겨지다가 반듯해지네


송재학 시인
송재학 시인

1955년 경북 영천출생,경북대학교를 졸업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 소월시문학상과 목월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을 수상.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기억들』 『진흙 얼굴』 『내간체內簡體를 얻다』 『날짜들』 『검은색』 『슬프다 풀 끗혜 이슬』 등의 시집과 산문집 『풍경의 비밀』 『삶과 꿈의 길, 실크로드』 등이 있다.

 

 

 


시평(詩評)

새해 1월이 밝았다. 첫 산책길은 항상 싱싱하다. 신대저수지를 한 바퀴 돌고 광교 호수 공원길로 발걸음을 옮길 즈음 흰뺨검둥오리를 만났다. 흰뺨검둥오리는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한 편의 시가 된다. 이름 자체가 아름답고 정감이 가기 때문이다. 흰 뺨이라는 영혼을 가졌다는 새. 늪이나 호숫가를 서성거리며 맑고 청순한 멋을 보여주는 새.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흰뺨검둥오리가 있기에 우리는 이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시에서 가장 감성적인 부분은 흰뺨검둥오리가 ‘퍼들껑’ 물을 박차고 비상할 때 나는 모습을 담은 청각적 이미지이다. 이 ‘퍼들껑’ 이라는 의성어는 이 시 자체를 돋보이게 하는 화자만이 표현 할 수 있는 고유 언어라 할 수 있다. 계묘년 첫 달, 첫 만남이 흰뺨검둥오리였기에 올 한해는 희망적인 것이다.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 정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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