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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한권의 책을 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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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한권의 책을 펴내며
  • 고순례 수필가
  • 승인 2022.12.3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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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을 펴내기 위해서 오랜 진통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책을 회원들의 손에 쥐어 주기까지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날 문협에가서 배송작업을 해 놓은 봉투를 봉합하기 위해서 텅빈 문협 사무실에 혼자 앉아서 풀로 봉투를 붙이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봉투에 풀이 붙지를 않아서 여러번 반복해서 풀칠을 해 보았지만 접착제는 겉돌았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느니 우체국에 가서 천천히 봉투 봉함 작업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이 떠 올랐다.
아무 생각없이 천천히 붙혀서 택시를 타고 우체국까지 책을 갖어 가면 되겠지 하고 간단하게 생각한 나의 계산과는 달랐다.
138권이나 되는 책을 집에서 갖어온 커다란 비닐 봉지에 2개 분량으로 담았다.
 그리고 우체국으로 이동하려고 하니 골목길에서 택시도 안 잡히고 콜 택시도 안되었다.
낙심한 표정으로 전전 긍긍 하던 차에 저 멀리서 구세주 같은 빈 택시 한 대가 오고 있었다.
급하게 손짓을 해서 신호을 보냈더니 점심 먹으로 가는 중이여서 안 된다고 손을 흔드신다. 그래서 나의 속 사정을 얘기하고 가까운 우체국까지만 태워다 달라고 했더니 짐을 보시고 선 듯 실어주시며 태워 주셨다.
“이렇게 무거운 짐을 어떻게 갖어 가실려고.. ,, 하시며 아저씨가 심난해 하셨다.
얼마나 고맙던지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를 반복해서 했다.
문협에서 가까운 화서우체국은 정말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렇게 가까운 위치에 있는 우체국을 이동수단이 없으니 택시 아니면 무거운 책을 어떻게 운반할 수 있었겠나 하고 생각하니 아저씨가 고맙고 또 고마웠다.
 아저씨가 내려준 책을 우체국 안으로 끌고 가듯 하나씩 갖어다 놓는데 마지막 한 뭉치를 좀 늦게 가지러 가는 사이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가 발로 뭉치를 걷어차고 있었다.
”할아버지 왜 발로 차세요?,, 라고 내가 달려가 말리면서 ‘그거 책인데요’ 라고 말하자 할아버지가 무안한 듯 쳐다 보신다.
참 묘한 하루다. 귀하게 낸 책을 이렇게 수모를 겪게 하다니...
아무튼 유리 테이프로 책 봉투 입구를 봉합하는 작업은 시작이 되었고 혼자서 하는 내가 딱해 보였던지 안내하는 우체국 직원분이 한 뭉치를 거들어 주어서 다행히 빠르게 작업은 끝났다.
그 후에 우표를 붙이는 과정을 마무리 하면서 배송작업은 완벽하게 마칠 수 있었다.
어떤 일이든 겁을 내지않는 나의 용감한 추진력은 좀 빗나가서 고생은 했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니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해 졌다.
‘시가 흐르는 풍경’ 나의 시집은 그렇게 해서 그동안 집에서 편안하게 받았던 책들처럼 내가 보내는 힘든 작업을 통해서 회원들에게 부치고 나니 마음이 뿌듯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것을 나누어 준 것 같은 뿌듯함이 하루의 피로를 풀어지게 한다.
별 생각 없이 받았던 책들에 대해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제부터는 집으로 배달되는 책 한권 한권을 정말 소중하게 간직해야지...하고 마음속 깊숙이 생각해 본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뜻하지 않은 걸림돌이 있게 마련이다.
생각과는 다르게 배려하는 마음이 나에게 돌아오지 않아도 그 배려를 생각지도 않은 다른 사람한테서 받았을 때 더 없이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남의 힘든 부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길을 가다가 무거운 짐을 든 노인을 보게 되면 같이 들어줄 줄 아는 배려와,
힘들게 리어카를 끌고 가는 노인의 짐차를 밀어줄 수 있는 용기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과연 나는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나만의 이기심 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왠지 무심코 지나치는 무관심 속에서 그냥 모르는 척 잘못된 습관으로 타인에게 큰 상처가 되는 일은 없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고순례 수필가
고순례 수필가

‘한국문학예술’ 시 등단
‘문예사조’ 수필 등단
1979년 서해문단 시 금상
2009년 경기수필문학 작품상 수상
2017년 자랑스런 수원문학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펜클럽회원
수원문인협회회원
경기문학인협회회원
경기수필문학인협회회원
바탕시동인
시집 (완성의 시간, 시가 흐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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