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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하문(不恥下問)으로 송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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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하문(不恥下問)으로 송년을
  • 강준의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2.23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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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의 칼럼니스트
강준의 칼럼니스트

한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김없이 다사다난 했던 시간들이었다고 표현하게 된다. 사람 사는 세상이고 보니 생각지 않았던 일들로 마음이 버거울 때가 있고 그것이 사람때문 이든 일이든 간에 마음의 혼란을 겪게 된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살다 보니 타인으로 인해 마음 상하는 일도 많고 신경 쓰이는 일들도 많다.  
살면서'호사다마'란 말을 사용하게 되는데 좋은 일을 앞두고 뜻하지 않은 것에서 ,생각지 못한 사람으로부터 엉뚱하게 불편함을 마주할 때가 있다는 의미다. 그래도 어렵고 힘들 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것은  사람이다.
삶의 여정에 있어서 살아갈 동기를 부여받고 힘을 얻게 되는 것도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살아갈 지혜를 얻기도 한다. 논어의 공야장(公冶長)편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에 불치하문(不恥下問) 이라고 했다.
아무리 지위가 낮거나 못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가 모르는 부분을 알 수 있으니, 타인에게 묻는 것은 신분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높고 낮음, 있고 없음과 잘나고 못난 것을 가리기 보다 상대를 존중하라는 가르침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은 누구한테나 배워야 한다. 타인이 나의 거울이듯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일이 많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과 교류를 통해서 나를 깨우쳐야 한다.
내가 만나는 사람을 통해 자신을 되짚어보고, 그 사람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보는 순간,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내 자신보다도 타인(他人)을 소중히 여기는 삶이야말로 아름다운 것일 수밖에 없다. 
외세의 침략으로 인한 수난 가운데서도 기개를 잃지 않고 민족과 대의를 위해 산화해간 많은 선열들의 빛나는 행적을 기억하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도 우리의 가슴을 쳐 오는 것은 자신의 삶보다도 민족과 나라의 운명을 걱정했던 그 분들의 뜨거운 열정 때문임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비단 그 뿐 아니라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마음으로 내 자신보다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온 고귀한 분들의 헌신과 희생은 우리사회를 지탱해온 정신적 지주였으며 등대와도 같은 길라잡이를 해온 것이다.
그러나 자신보다도 타인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삶이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오늘과 같이 배금사상(拜金思想)과 물질만능주의(物質萬能主義)가 판을 치는 세태 속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 일 수밖에 없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지위와 보여 지는 겉모습만을 내세워 상대를 무시하고 자기가 하는 말은 옳고, 상대를 폄훼하고, 못된 짓만 골라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도 사람들이 많다.
특히 자신 내면의 인간 됨됨이와 다른 사회적 지위와 알량한 학문적 우월성을 내세워 자신을 과신하며 상대를 얕보는 못된 습성을 갖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가지고 상대적으로 갖지 못한 사람을 차별하기도 하고 더러는 나이를 가지고 상대를 하대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살아온 만큼 세상을 보는 지혜를 갖기도 하겠지만 나이는 벼슬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독일의 중세 궁정 시인 에셴바흐(Wolfram von Eschenbach)는 “나이를 먹는다고 함은 사물
을 볼 줄 알게 됨을 말한다.”고 했다. 또 사람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포도주처럼 
익는 것이라는 서양 속담도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넉넉한 마음과 생각의 유연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살기 힘들고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각박해지고 인정 또한 메말랐다 할지라도 척박한 땅을 풍요롭게 가꾸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의 생명을 희생함으로써 공동체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 내려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다사다난한 한해가 저물어 간다. 새해를 향한 희망을 기원하고 묵은해를 보낸다는 홀가분한 마음보다 한해를 돌아보며 나의 부족함과 무지함 그리고 편협함을 반성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아울러 불치하문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나보다 약한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한 살 더 먹는 새해는 모두가 사람다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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