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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국립농업박물관, 경기도 수원에 둥지를 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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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국립농업박물관, 경기도 수원에 둥지를 틀다
  •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 승인 2022.12.16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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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우리나라 농업혁명의 발상지, 경기도 수원에 우리나라 첫 국립농업박물관이 지난 15일 문을 열었다. 연면적 1만8000㎡ 규모로 전시동, 식물원, 교육동, 체험존 등으로 짜여져 있다. 농업사의 과거에서 미래를 제시하고 사람과 자연을 연결해 다채로운 경험을 안겨주는 통합문화 공간이다. 농업박물관을 찾는 많은 국민이 우리 농업·농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농(農)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때 농업박물관을 세운 뜻이 증폭(增幅)된다.
8년 전까지 둥지를 틀었던 한국농업연구의 산실이었던 농촌진흥청이 전북 전주로 옮겨가고 이곳저곳에 농업과 관련 없는 기관들이 들어섰다. 농업에 애착을 가진 지역주민이나 농학자, 농업 관련 회사원들의 아쉬워하는 소리가 높았다. 수원시 서둔동 일원은 조선왕조 제22대 정조가 세운 국영농장이 있던 곳으로 수원을 선진 농업중심지로 만들었다. 수리 시설의 절박성을 공감하고 축만제(築萬提)를 건설했다. “농업은 천하의 대본(大本)으로 백성이 하늘로 삼고 수령칠사(守令七事) 가운데 농사가 첫째이니 수령들은 농사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윤음(綸音)을 내리며 “농사는 천시(天時)를 따르는 것이며, 지리(地利)를 다하는 것이고 인력(人力)을 잘 쓰는 것이니 이 세 가지를 잘하였는데도 풍년이 들지 않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정조는 말했다. 이러한 정조의 농업관이 배어있는 곳에 국립농업박물관에 들어선 것은 천만다행이다. 찬란한 농업유산의 부활을 기대한다.
식생활의 변화로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이 국민으로부터 희박해져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농업은 인류 공동체가 시작된 계기이자 더불어 살아온 이유다. 지금은 생산지와 거주지가 멀어지면서 잘 보이지 않지만 농업은 여전히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국립농업박물관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을 이끌어야 한다. 농업박물관이니 농업관련 사람들만 가 보는 곳으로 인식되면 안 된다. 가까운 지역주민만이 드나드는 공간이어서도 안 된다. 경기도 수원에 소재할 뿐이지 대한민국 대표격인 농업박물관이기에 그렇다. 지자체나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세운 국립박물관이다. 우리의 미래세대인 MZ세대가 주목해야 한다. MZ세대는 미술관에는 가지만 상대적으로 박물관에는 오지 않는다. 무엇 때문인지 고민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외된 계층인 장애인과 노년 인구를 박물관 안에서 쉬고 즐길 수 있게도 해야 한다.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농촌문화강의 등으로 조금 더 편안하고 유연한 방법으로 소외계층에게 다가가고 그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모두’를 위한 농업박물관이 돼야 한다. 물론 박물관 직원도 포함된다. 박물관에서 일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행복하고 결과물도 좋다. 박물관이 나와 떨어진 어떤 어려운 곳이 아니라 내가 쉽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 노트와 볼펜을 쥐고 공부하는 곳으로 치부되지 말아야 된다. 긍정적인 에너지의 교류가 될 때 농업박물관은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된다.
쉼과 만남이 있는 농업박물관이 돼야 한다. 박물관을 가면 ‘하지 말라는 것’이 많은 공간이다. 전시장에서 먹지 말아라, 뛰지 말아라, 떠들지 말아라, 사진 찍지마라 등등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박물관의 대체적인 느낌이다. 이런 박물관 이미지를 벗을 때가 됐다. 허락을 받으면 마실 수 있고, 허락받으면 뛸 수도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편안한 쉼과 만남이 있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박물관에 카페도 있어야 한다. 전시를 보러왔다기보다 커피를 마시고 쉬러 왔다가 전시를 보고하는 그런 주객전도(主客顚倒)가 일어나는 것도 바람직할 듯하다. 국립농업박물관이다. 국립(國立)은 국립에 걸맞은 역할을 계속 찾아나가야 한다. 몰입형 전시 공간과 더불어 밀도 있는 전시 콘텐츠도 박물관 ‘국립의 격’을 높인다. 국민은 여가(餘暇)시간이 늘었다. 국민이 문화를 향유하는데 국립농업박물관이 기여를 해야 한다. 앞으로 다른 박물관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농업·농촌에 대해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꽤 흥미로운 지점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물론 전시된 농업유물들의 우수성을 잘 알리고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농업문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소개할 기회를 갖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즐겨 찾는 세계 최고의 국립농업박물관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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