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국제공항 추진을 놓고 경기도 안팎이 소란스럽다. 지난 11월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경기남부국제공항 화성 이전 검토 연구용역’ 예산 2억원 등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 예결위에 회부했다. 예결위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수원시와 화성시 사이에서 갈등을 빚어왔던 경기국제공항 추진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부가 타당성 검토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공항은 국가기반시설인만큼, 그동안 지자체 안에서 이뤄졌던 추진 노력과는 달리 정부가 나서게 된다면 분위기는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에서도 찬·반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화성시에서는 ‘수원군공항 이전 반대’ 의견이 높았으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경기국제공항 추진 시민연대, 경기국제공항 화옹유치위원회 등 그동안 공항 추진을 찬성해왔던 시민단체를 포함, 50곳의 화성 시민단체는 지난 28일 ‘경기국제공항 추진을 위한 제2차 시민토론회’를 개최하였으며, 나흘 뒤인 2일에는 경기도의회에서 ‘화성시(화옹지구) 경기국제공항 건설 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등 조속한 공항 건설 추진을 강조하고 나섰다.
화성지역 국회의원과 화성지역 경기도의원, 화성시의원 등에서는 반대입장을 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이원욱·양이원영·윤미향·전용기 의원 등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예산 편성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화성시의회 ‘수원군공항 화성시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 또한 “국회 경기남부국제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예산을 철회하라”며 예산 편성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소위 소속 의원 16명에게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경기국제공항 추진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표 공약으로, 경기남부 물류의 핵심 공항이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중심인 반도체 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는 도민 참여형 사회문제 해결방안인 ‘공론화 사업’의 첫 의제로 ‘수원군공항 이전’을 선정하고 지난 8월부터 공론화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숙의토론에는 도내 4개 권역에서 도민참여단 100여 명을 선발해 전문가들과 함께 숙의 토론을 진행했다. 도민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마련된 경기도 공론화추진단의 정책제언 최종권고안은 12월 중 경기도지사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같이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 추진’ 공론화를 위해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지만, 공항 추진에 있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경기도가 좀 더 주도적으로 공론화를 주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찬성측 사람들은 찬성의견만 주장하고, 반대측에서는 반대의견만 주장한다면 건설적인 논의를 나누는데 있어 어려움이 많다. 특히, 이해당사자인 수원시와 화성시가 함께 군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추진에 대한 중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해야할 필요가 있다. 현재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 추진을 위해 차근차근 공론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두 지역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합의점을 마련해야한다. 수원시민들은 군공항에서 발생하는 피해로 고통받고 있으며, 화성시민들은 동-서부 지역 격차에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경기도가 주도하는 적극적인 공론화 노력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