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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부모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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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수필]부모라는 이름으로
  • 최미란 수필가
  • 승인 2022.11.04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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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길게 누운 햇살, 저만치 봄이 오는 걸음이 보인다.
이불을 들고 베란다로 나가 빨래 걸이에 걸고 들어왔다. 왠지 이불에서도 봄 냄새가 날 것 같은 그런 주말이다. 
거실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누워 TV를 켰다. 주말이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저 가만히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 TV가 바보상자라고 하지만 보는 동안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게 되어서 오히려 휴식이 되어 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영화를 보고 싶어서 요즘 많은 시청자가 사용하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가입했었다. 자연스레 들어가 보니 눈에 띄는 시리즈 드라마가 있어서 버튼을 눌렀다. 
‘소년 심판’이라는 드라마였다. 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보게 되었다.
촉법소년, 미성년자의 범죄에 대한 법원 판사의 판결 과정을 그린 드라마였다.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동안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들을 정확히 집어 주고 있어 시원하기도 하면서 ‘어떤 것이 옳은 판단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부분에서는 답답함 또한 공존하였다. 

요즘 사회적으로 청소년 범죄가 도를 넘어가고 있고 예전의 청소년과 지금의 청소년의 정서적, 신체적 발달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소년법 개정이 필요한 것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소년법 개정이나 폐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년법의 초점은 교화에 있고 시스템이 문제라고 말하는 판사의 말을 들으면서 너무나도 공감했다. 단순 폐지는 아이들을 위한 법을 아이들을 밟고 개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단순 폐지를 했던 다른 나라의 청소년 범죄율이 오히려 더 높았다고 한다. 중고등학생의 폭행이나 성폭행의 경우 오히려 당한 피해자가 숨어다니고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리게 되는, 피해자가 죄인처럼 살아야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있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비행청소년, 폭력의 출발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의 폭력이 대부분을 차지하다보니 신고를 해도 무마되는 경우가 많고 폭행을 당하는 아이들 스스로가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아이들이 가출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성매매나 집단 폭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교화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 아이들이 나이에 맞게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적인 부분과 프로그램 및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발전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지난 이야기지만, 한때 가정에 여러 가지 일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먹고 살기 위해 일에 몰두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할 때가 있었다. 회사에 회의가 길어지는 날이나 행사가 있는 날은 오후 늦게까지도 일을 할 때가 많아 아들이 힘들어할 때, 힘이 되어 주지 못했다. 공부는 잘하지는 못했지만, 특별히 문제가 있거나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는 아이는 아니기에, 신경을 덜 썼는지 모른다. 어느 날 아들은 왜 학교를 가야 하는지 모르겠고, 노래를 하고 싶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늦으면 안 되니까, 학교를 그만두고 그쪽으로 몰두하고 싶다고 방황했던 적이 있었다. 평소에 내 삶에 지쳐 아들과 일상의 대화가 많지 않았던 부모였기에, 설득을 한다는 것이 아들에게는 설득보다는 잔소리였고 부모의 쓸데없는 간섭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 보려면 그만큼의 시간을 또다시 할애해야 되기 때문에, 일 년 남은 시간만 잘 참고 졸업하고 원하는 노래를 하던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달랬던 적이 있었다. 물론 아들이 노래에 몰두하는 열정보다는 공부하기 싫어 방황하는 것이 더 보였지만 직선적으로 말을 할 타이밍은 이미 지난 후였다. 지금에 와서는 웃으면서 얘기하고 본인도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 순간은 부모도 아들 본인도 힘든 시간이었다. 
고비 고비마다 잡아주고 믿고 기댈 수 있는 곳은 부모라는 안식처다. 그런데 그 안식처가 불안과 공포를 주고 피하고만 싶은 곳이라면 아이들은 일탈을 꿈꾸고 더 나아가 가출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을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이유를 대며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은 방치되고 어두운 세상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분명 제대로 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소년법 개정도 꼭 필요하지만, 부모가 가져야 될 책임과 교육도 절실히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유능한 부모는 있겠지만, 훌륭한 부모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그림자를 밟고 자란다고 누군가 그랬던가! 부모 중의 한 사람으로 나 자신 또한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이기 때문에 책임을 다해야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부모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부모는 없지 않은가!
 


최미란 수필가
최미란 수필가

약력
▶ 수원 거주
▶ 여백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
▶ ‘바람머문자리’ 시 부문 등단(2017)
▶ ‘서정문학’ 수필 등단(2020)
▶ 수원문인협회, 작가들의 숨, 서정문학 회원
▶ 시집 『마음시선』『그땐 몰랐다』

 

 

 


댕댕이덩굴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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