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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선택 되어 진 기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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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의 문학광장] 선택 되어 진 기분 좋은 하루
  • 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 승인 2022.06.13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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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정명희 수원문인협회 회장

아무런 생각 없이 무심히 살다가 크고 작은 일에 휘말릴 때 최선의 판단을 해야만 하는 일은 난감하다. 잘못하여 성급한 마음에 감정적인 판단으로 내 마음만 믿고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려니 하다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잘못 판단한 원인은 일이 다 끝 난 후에야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게 마련이라서 그 때가서 후회하는 일이 종종 있다.

몇 년 전부터 서서히 고물이 되어가는 자가용이 말썽이었다. 미련을 떨다가 차를 바꾸는 시기를 놓쳐 버린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거기에다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과신했던 탓인지 황당한 몇 가지의 기준을 세워놓고 운행하기로 한 것이 불찰이었다.

얼마쯤 타다가 차를 바꾸자는 생각과 나이도 있으니 고치는 금액이 많이 나올 시점에서 운전하는 것을 접으리라 막연히 정해 버린 생각이 큰 낭패를 불러 왔다. 무슨 연유인지 십년이 넘어버린 내 자가용은 나에게 처절한 삶의 경험을 옹골지게 맛보게 했다.

많은 사람보다는 적은 몇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정 있는 사람이 되자는 편협된 가치관도 한몫 한 자가용 관련스토리는 다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한 번은 지인과 함께 화가를 소개시켜 준다고 하여 그 분의 화실에서 만나기로 해 수원의 청소년문화센터 앞 쪽 동네에 간 적이 있었다. 그 곳은 새로 건물들이 들어서고 새 아파트도 들어서는 신시가지가 형성되는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고 있었다. 도시에 그런 언덕이 있으리라는 상상은 해 본 적도 없는 나의 불찰이었을까. 아찔한 일은 도처에서 똬리를 튼 뱀처럼 웅크리고 있다가 혀를 날름거리며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그 순간도 그랬다. 차를 세우려니 길이 판판하지 않아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아차 바로 앞이 15도 각도의 낭떠러지로 경사가 장난 아니었다. 이십여 미터 아래쪽에는 줄지어 주차된 승용차가 수십 대 늘어 서 있었다. 그 상황을 보며 차를 잘 세워야 한다는 직감이 왔다. 잘못하여 차가 구르기도 하면 큰 낭패를 보는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조심하여 차를 대고 있는데, 지인은 화가와 함께 화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세우려는 자동차 앞으로 반갑게 다가왔다.

일은 순간에 벌어지기 마련 아차하는 순간에 아찔한 일이 전개되었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이었다. 파킹을 한다는 것이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에 정신이 팔려 기어를 끝까지 놓지 못한 것이었다. 벼랑 끝을 보며 걱정했던 상상이 현실로 다가왔다. 당연히 파킹을 했다고 생각하여 차문을 열고 한 쪽 다리를 내놓고 있는데 스르르 차가 앞으로 밀려 나가고 있었다. 등골이 서늘한 상황, 조금만 밀려가다 보면 바로 경사진 길로 돌진하게 되었다. 순간 이럴 땐 어떻게 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쳐 가는데 그 것도 잠시 빨리 결정을 해야하는 것이었다. 만약 잘못하면 차는 굴러 낭떠러지로 떨어져 저 밑에 세워 둔 자량들을 파손할 것이 분명한 상황인 것이다. 그 것도 한 대가 아닌 수십 대라니.

‘우선 핸들을 돌려 옆 쪽 숲으로 들어가서 멈추도록 해야 한다.’

할 수 없이 숲으로 핸들을 돌리는데 앞에 나타난 전봇대가 보였다. 생각할 경황도 없이 전봇대를 들이받고 말았다. 그 상황을 지켜 본 지인과 화가도 너무 놀라 어쩔 줄을 모르고 발만 동동 굴렀다. 차에서 나와 보니 이미 운전석 앞부분은 전봇대의 둥근 형체가 그대로 찍혀 부서져 버렸다.

당황하고 창피하여 어쩔 줄 몰라 전전긍긍하며 떨리는 마음을 간신히 진정시켰다. 그 후 보험회사에 신고를 하고 인근 공업사에 연락하여 렉카차를 부르는 일이 수순이 되었다.

“큰 일 날 뻔 하셨어요.”

달려 온 렉카차 기사가 말하는데 얼마 전 그 곳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져 한사람이 추락하여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문제지만 만약에 수십대의 차를 박았으면 그 일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가뜩이나 고물이 되어 가는 차를 수백만 원을 들여 고치는 일이 되어 버렸으니 얼마나 배가 아프고 신중하지 못한 행동에 스스로의 자책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컸다.

그 이후로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벌어졌는데 잘 아는 회장님이 용인에 오디를 따러 가잔다. 하필이면 차를 운행해달라는 말과 함께. 협회 일에도 지치고 마음마저 허전한 때라 그렇게 하자고 답을 했다. 그 이후 문제는 여름이 다 되어 가는데 일 년 전부터 에어콘이 고장 나서 고쳐야 하는 일이었다. 또 생각한다. 자가용을 이제는 타지 말아야 할까. 아니면 고쳐서 더 탈까. 판단은 여러 가지 상황을 수반한다.

이리저리 수소문하며 공업사를 방문해 보니 천차 만별 수리비가 육십만 원까지 치솟는다.

이제는 사람을 판단해야 한다. 공업사 주인이 얼마나 양심적인가에 대해서.

그 사람의 표정과 행동 말하는 것을 살펴야 한다.

이제껏 살아 온 나의 심안으로 정말 잘 판단해야 한다. 고물차에 돈을 들이기는 너무 아까우므로.

결국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평택근처의 공업사로 가기로 했다. 그의 대답이 명답이었으므로.

“다른 공업사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금액이 너무 나오는데 사장님 공업사로 이미 출발은 했어요.”

그가 말했다.

“얼마나 나오겠어요. 어서 오세요.”

그의 말은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그 곳에서 차량 수리비는 삼분의 일로 정말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선택은 스스로도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선택이 되기도 한다. 이후 그 날의 선택되어진 하루는 너무나 행복했다. 돌아오는 행복감이라니, 그동안 보고 싶던 사람들이 마구 생각난다. 스치는 건물을 보니 연관된 사람이 떠오른다. 지인으로부터 점심까지 거하게 대접을 받는 하루와 또 다른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일사천리로 저녁까지 전개 되었다.

저녁엔 덤으로 내가 한 선물은 고친 차로 지인들을 태우고 장거리 방문을 하는 것으로 종료됐다.

예측하지 못한 하루는 앞으로도 수시로 그렇게 전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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