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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칼럼] 부평초 같은 MZ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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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칼럼] 부평초 같은 MZ 세대
  • 정승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 승인 2022.04.04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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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한줄기 광풍이 지나갔다.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지만 그 파고는 아직도 출렁거리며 민심을 흔드는 여진으로 남아 있다. 이제는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그동안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분열과 갈등의 강을 건너 국민 대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물론 돌아오는 6월 지방선거가 있어 또 다른 강도의 미풍이 불어오겠지만 그것은 그냥 미풍일 뿐이다.

이번 선거에서 특이할 사안은 각 정당마다 MZ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러 가지 색깔의 정책을 선보이며 진력을 다 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그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미끼를 만들며 각종 공약을 내걸었지만 선거가 끝난 이 시점에서 현실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대선 기간 동안 각 정당이 내건 공약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가령 일자리, 경제, 공정, 메타버스, 세계관, 소셜 미디어, 소통, 보육정책, 소확행, 스토리, 자기표현, 문화예술, 관광, 젠더이슈, 교육제도, 착한소비, 정치참여, 취미, 편리함, 환경 문제 등 상상을 초월한 사항들이었다.

그 중에서 MZ 세대들이 가장 강력히 원하는 것은 당연히 먹고 사는 문제의 근간이 되는 일자리 정책이다. 특성화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해 백수가 되어 떠 돌고 있는 개구리밥 같은 신세가 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개구리밥은 개구리들이 서식하는 얕은 연못에서 자라나며 올챙이들이 먹잇감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 다른 이름은 부평초라 부르는데 이는 정처 없이 떠돌며 사는 인생, 즉 힘들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에 대한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뿌리를 내리려고 바동거려도 뿌리를 내릴 수 없는 현재의 환경, 이는 어쩌면 열심히 살려고 노력을 해도 일자리를 못 잡고 있는 젊은이들의 고달픈 인생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마음은 고달프고 슬프다. 부모들이 험한 일 마다 않고 자식들을 위하여 죽어라 일을 하며 한푼 두푼 긁어모아 대학까지 가르쳐 주었음에도 몇 년째 백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백수 자녀들은 자나 깨나 안절부절이다.

그동안 본인을 위해 희생하신 부모께 드릴 적은 용돈과 일상을 꾸려갈 최소한의 경비조달을 위해 식당과 카페 등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아보았지만 일자리 잡기가 녹녹치 않다. 코로나로 인하여 경기는 침체되고 그 여파로 폐업한 요식업소가 많기 때문이다.

험한 일 마다 않고 바동거려도 거리로 내몰린 청년들은 늪이 아닌 반듯한 대지위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싶다.

특히, 개구리밥으로 비유된 청년들은 대기업 사주들이 자식과 손자들에게 편법으로 거액의 재산을 불법증여 했다는 언론 보도와 낙하산 인사, 특혜채용 등 불공정 뉴스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박탈감은 말로 형언할 수 없다. 출퇴근 길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 속에서 그리고 회사 동료 간 서로가 부딪히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지옥과 같은 세상이 이제는 공포의 세계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나마 과거에는 성실한 마음가짐과 노력으로 재계에서 반열에 오르며 자수성가 했다는 이야기와 개천에서 용 났다는 성공사례들이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런데 지금의 사회 구조로는 그러한 성공신화를 이제는 쉽게 찾아 볼 수는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심리가 청년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자조적인 한숨만 내쉬고 있다.

용이 개천에서 하늘로 올라가려면 사다리 역할을 하는 운무가 끼어야 할 텐데 하늘로 오를 사다리가 언제 부터인지 사라졌다는 것이다. 사다리가 없어졌다는 것은 이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이미 성공했거나 가진 자들이 사다리를 다 치워버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는 갑과 을의 이분법적 사회에서 갑으로 신분세탁을 꿈꾸며 승천하려던 청장년 세대의 날개를 꺾어 놓은 것이다.

개구리밥도 분명 꽃을 피운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MZ 세대를 위한 달콤한 공약이 표를 얻기 위한 일회성으로 남발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그 약속 꼭 지켜서 순백의 개구리밥 꽃이 연못 가득히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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