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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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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
  •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 승인 2021.10.01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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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돈이 함락시킬 수 없을 만큼 강한 요새는 없다고 했다. “너무나 치열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馬)’일 뿐”이라며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아들이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받는 회사에 대리로 6년간 일한 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을 받고 내뱉은 말이다. 그는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수천억원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의 문제입니까,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입니까.“라고 항변했다. ”수천억원을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를 지적하는 그의 주장은 무슨 뜻인지 더욱 아리송하다. 35년 넘게 삼성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K삼성생명사장이 받은 44억 6800만원보다 턱없이 많다. 돈 잔치에 모든 국민은 물론 젊은 사람들 공분(公憤)을 자아내는 대형사건이다. 아직도 마르지 않은 올 초 LH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사건의 거대확장판 같아 씁쓸하다. 처음에는 퇴직금이었다가, 위로금이었다가, 이제는 산업재해 때문이라고 한다. ‘오징어 게임’에 빗대 자신이 거대한 음모의 희생양인 것처럼 비유했다. 워낙 거물 법조인, 정치인, 공직자들이 덤벼들었다. 일반 서민은 도대체 6년차 대리의 말이 무슨 속인지 알 수 없다.

요즘 그의 말에서 나온 ‘오징어 게임’이 화제다. 우리 사회 어두운 면을 담은 작품이다.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survival)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9회 분량의 드라마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지고 삶의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이 돈을 찾아 모였다. 1인당 1억씩의 상금이 늘어나 최종 승자가 전 금액을 몽땅 차지하게 돼 있다. 공중에 떠 있는 거대한 투명공 안의 5만원권 현금 덩어리를 보면서 목숨 걸기를 멈추지 않는다. 빚 독촉에 시달리는 지옥 같은 생활이 기다리는 지라 기회가 주어져도 죽음의 게임을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현재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처한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 넷플릭스 차트는 물론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1위에 올랐다. 말레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쿠웨이트, 모로코, 카타르, 오만,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불리비아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권에서도 1위였다. 코로나19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은 문화다. 기존에도 막대한 영향을 가지고 있던 미디어 매체는 더욱 날개짓을 시작했다. 대표 미디어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대박이 났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여러 나라에서 1위를 찍으며 연일 화제를 몰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단숨에 660만 명을 돌파했다. 말 그대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의 기업들은 할리우드 강국에 심각한 경쟁 위협이 될 수 있는 인기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이 이에 대한 아주 좋은 예이다.” 블룸버그 기사의 일부다. 문화의 힘이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깊은 뜻이 새삼 다가왔다. 연출자 황동혁 감독은 “단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다. 인기비결은 심품(simple)함인 것 같다. 놀이가 심풀하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넷플릭스 테드 사란도스CEO는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오징어 놀이는 놀이판 그림이 오징어와 닮았다하여 붙여졌다. 60~70년대 유년시절 공기놀이, 딱지치기, 구슬놀이,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등을 즐겼다. ‘오징어 게임’이 추억의 민속놀이를 소환했다. ‘오징어 게임’은 바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달고나 뽑기’ 등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실상은 드라마는 어처구니없는 살인 유희(遊戲)다. 부(富)가 불평등하게 분배된 우리 사회 현실을 배경으로 상정한 작품 속의 살인 게임이 끔찍하다 해도 끝없는 빚에 시달려온 이들의 상황이 이보다 얼마나 더 나쁜 것인지를 알려준다. 목숨을 건 게임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서 얼마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생활고를 겪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 엄마와 딸들 기사가 수시로 보도된다. ‘오징어 게임’에서 참가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도 돈이었다. 대장동 사건도 돈이었다. 현대를 지배하는 영웅은 돈이다. 결국 돈은 최선의 종이요 최악의 주인이 아닐까. 뒷맛이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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