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타고
입술이 타고
양지골 가는 길
능선마다 붉은 피 토해내고
갈대숲 사이사이에 숨어
지난밤 하얗게 밝힌
가을바람
흔들리는 갈대인가 봐
밖의 하늘이
잿빛으로 물들고
하얗게 서리가 내릴 듯
나무마다 움츠리고
바람 소리 기지개 켜고
눈 감으면 아른거려
활짝 마음의 창 열어
달려가고 싶은 바람인가 봐
이 아침
가슴으로 끓여 보내 준
한 잔 커피
밤새워 눈물로 쓴 편지 같아
갈무리하던 불꽃
뒤돌아보고
한숨 짓다가
온 세상 햇살 뿌려
그대 가슴에 한 송이 장미꽃
남몰래 꽂아주고 싶은가 봐
시평詩評
수필가이며 아동문학가로 널리 알려진 임옥순 작가는 가끔 가슴 절절한 시를 우리 수원문협에 보내온다. 그는 평소 약속을 천금같이 안다. 수원문학 계간지가 나올 때도 한 번도 빠짐없이 힘든 일 하나 없는 듯 작품을 보내 주신다. 그것도 긴 동화를 척척 써서 올린다. 그런 임옥순 작가가 수원 문협에 있다는 것이 우리는 자랑스럽다. 임옥순 작가는 마치 글을 쓰기 위해 사는 것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해 본다 어릴 적 학교 도서관에서 5천권의 책을 읽어 낸 그의 내공이 글을 쓰게 된 원동력이라고 가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은 고결하다 못해 고귀하다. 그런 저력과 글을 꾸준히 써내려가는 노력이 같은 동년배 작가들조차도 임옥순 작가를 존경한다고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의 작가 정신이나 작가로서의삶의 정서가 얼마나 반듯하며 격이 높은지 알 것이다. 이번에 가을 시는 수원문인협회 까페에서 발췌했다. 올 한해 아주 바쁘게 쉴 틈도 없이 특별한 기독관련 서적을 내신 것을 알기에 바빴으리라 알 사람은 다 아는데 잊지 않고 시를 올려 주었다.
임옥순 작가의 시를 음미하며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란 어느 시인의 시귀처럼 그저 감사와 겸손을 생각하는 이 번 가을을 맞이하면 어떨까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