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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 칼럼] 경기도의 ‘사람·길고양이 공존’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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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 칼럼] 경기도의 ‘사람·길고양이 공존’ 정책
  • 정승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 승인 2021.08.11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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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수원시 매탄동에 자리한 매봉공원은 무더운 여름임에도 시원하다. 연로한 어르신들이 정자와 나무 그늘 의자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 길고양이들은 애교를 떨며 주위를 맴돌고 있는 모습이 퍽이나 평화스럽다. 가끔씩 고양이 기피증을 가진 사람들의 고양이 쫓는 소리도 들리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이다.

오늘도 공원 한구석에서는 공원관리원과 캣맘간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공원 관리인은 “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느냐고, 집에 데려다 키우라고” 그러자 캣맘도 물러나질 않는다. “이 먹이 나랏돈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내 개인 돈으로 사서 주는 것이라고”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저 녀석들도 귀한 생명을 갖고 태어난 불쌍한 놈들”이니 잘 봐 달라며 사정을 한다.

사실 고양이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뚜렷하다. 공원관리원은 거주자의 민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쫓고 있지만 캣맘은 나름대로 애틋한 동물 사랑 때문일 것이다. 이 공원의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챙겨주는 캣맘은 연로하여 몸이 불편함에도 사료값 때문에 공공근로와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따라서 공원 새벽은 출근하는 캣맘을 위한 길고양이들의 도열식이 진풍경이다. 그만큼 고양이들은 베풀어 주는 은혜에 보답 할 줄 아는 영특한 동물인 것이다.

필자가 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의 젊은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의 소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를 읽은 후 부터다. 판타지 형태의 소설 속에서 그는 고양이에 대한 이미지를 확 바뀌어 가며 가장 가까운 친구로 등장 시킨다. 가령 ‘별빛을 받고 있는 얼룩고양이의 눈동자가 아름답게 빛났다’ 또는 “책은 존재하는 것만으론 단순한 종잇조각에 불과해. 위대한 힘을 감추고 있는 걸작도, 장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대작도 펼치지 않으면 하찮은 종잇조각일 뿐이지.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담아 소중하게 간직한 책에는 마음이 깃들게 되는 법이야.” 이렇게 명문장을 엮어가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이 소설 속의 고양이도 하나의 귀중한 생명이며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동물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해 보았다.

이런 즈음 경기도에서 ‘동물보호복지 온라인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특히 ‘사람과 길고양이 공존’ 정책을 발표하자 죄를 지은 사람처럼 불편하게 먹이 주기 활동을 하는 수많은 캣맘과 캣대디들은 경기도의 정책을 쌍수 들어 환영한다고 했다. 사람에게 인권이 있다면 동물에게도 동물권이 있다는 것이 평소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동물권이 유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발표한 정책의 연구대상은 길고양이의 서식 습성을 파악하고, 카메라 장비 및 조사표 등을 토대로 실제 길고양이의 개체수와 새끼 고양이, 중성화 수술 여부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게 된다. 아울러 서식 현황에 있어서는 과학적 모수를 산출하고 그를 근거로 하여 도시정비구역이나 길고양이와 관련된 민원다발지역, 개체 고밀도 지역을 집중관리지역으로 선정, 길고양이 개체 수, 지역 내 중성화 실적, 민원현황, 주변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방법으로 보호 관리 현황에 대한 사례조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실태조사는 전문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사 설계 단계부터 검수 단계까지 동물복지 및 산업 전문가, 법률·통계 전문가를 참여시켜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를 진단하고 자문하는 활동도 이뤄진다 하니 이와 같은 체계적 정책에 동물애호가들의 신뢰성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정책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지원’ 사업이다. 그리고 ‘길고양이 중성화의 날’,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에 대해서도 도민들의 관심은 크다 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바랄 것이 있다면 새의 집을 지어 나무에 걸어주듯이 길고양이들에게도 작은 집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지구라는 땅덩어리는 인간들만의 전유공간이 아니다. 그야말로 상위포식자로서 삶의 터전을 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것이지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인간과 동물, 식물들이 공생공존 하면서 하나의 조합을 이루는 곳이기에 경기도의 길고양이 정책이 크게 성공하기를 기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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