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워 울어대는 풀바람 소야곡에
능소화 담장 너머
고개 돌려
웃던날
숨차게 달려온 여름 긴한숨 몰아쉰다
뭉근한 바람결 백치미 드러낸 날
길섶의 앉아 쉬던
접시꽃
사랑가에
초록 빛 산들 바람도 돌아보는 칠월 한 낮
시평(詩評)
가끔 김경은 시조시인의 시낭송을 들으면 소위 말하는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에 반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또한 매사에 책임감이 강하고 똑 불어지는 일처리에 주위 사람들은 탄복한다. 어디서 그런 목소리가 나오며 어찌 그렇게 야무지게 일처리를 하는지 김경은 작가의 가정에 저절로 관심이 갈 지경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녀교육에도 전혀 흠잡을 수 없는 교육열을 뽐내고 있다. 코로나 왕성한 초기 김경은 작가의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 하필이면 대학병원이었다. 아들은 집에 오지 못한다고 전화를 하며 환자들을 돌보아야 하기에 당분간 병원에서 숙식을 한다고 했다. 병원에 코로나 환자들이 있어 집에 오면 식구들에게 민폐가 된다고 하며 아예 병원에서 기거해야 한다는. 그것도 한 달 이상이나. 모든 부모들이 걱정을 태산같이 하는데 김경은 작가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지만 전혀 내색없이 하고 있는 일에 몰두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했다. 그런 그녀의 시는 의외로 정말 따뜻하다. 가끔 사무실 일로 힘들 때 전화를 하면 들어주는 마음 자세 또한 일품이다. 그런 그녀가 수원 문인협회에서 함께 한다는 것이 행복하다. 이번 시도 간결하며 격이 높다. 그녀의 문학행보에 행복한 서광이 오래 오래 깃들기를 바란다.
수원문인협회회장 정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