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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국제사회가 인증한 선진국, 우리 경제에 득(得)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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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국제사회가 인증한 선진국, 우리 경제에 득(得)일까?
  •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 승인 2021.07.15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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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정부가 2019년10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도국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다고 선언한 후 지난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 폐막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그룹으로 인정받았다. 1964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설립 57년 역사상 한국이 처음이다. 미국⦁프랑스⦁일본 등이 있는 선진국그룹에 포함됐다. 성장의 모범적 사례다. 온 국민이 축하한 일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민들의 사기 진작 효과도 크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직접 신청해 이뤄진 변경사항이란 점은 수면아래 잠겨 있고 선진국으로 지위가 상승된 것만 부각 되고 있다. 자화자찬 홍보 탓이다. 물론 긴 세월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시련과 도전, 좌절과 성장이 얼룩진 쾌거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식민지의 사슬에서 겨우 벗어나자 한국동란이라는 동족상잔의 치명상을 입었다. 그 후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기적의 나라가 됐다. 세계에서 가장 절대빈곤의 국가에서 이젠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96개국 중 10위권으로 올라섰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G7국가인 이탈리아를 추월했다.

그간 정부는 개도국 지위가 주는 혜택이 있어 선진국 지위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다. WTO에서는 개도국은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도 좋았다. 국내 생산품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눈감았다. 개도국에 머물러 있는 게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경제개발이 앞선 나라를 개발도상국⦁후진국과 비교해서 선진국이라고 한다. 선진국은 상대적인 단어다. 1인당 소득수준, 산업구조, 교육⦁문화 수준, 기대수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물론 돈만 많다고 선진국이 되는 건 아니다.

이젠 공식 선진국이 됐다. 겉만 아니라 뼈 속까지 선진국이 돼야 한다. 경제선진국, 정치성진국, 질서선진국, 행복선진국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드러내야 한다. 앞으로는 기여금 확대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인권 등 국제사회가 중요시하는 가치 수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책임이 커졌다.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거의 꼴찌 수준인 35위다. 우리 뒤로는 그리스⦁터키가 있을 뿐이다. 왜 그럴까.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다양하다. 양극화가 심해 삶의 속도전에서 밀려났다는 심리적 압박,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세상에 스스로 소외되었거나 무시당했다는 것을 체감하기에 그렇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으며 세계에 이름을 떨친 ‘기생충’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꼬집은 영화다. 기부나 자선 같은 관대함이 부족하고 부정부패가 많다고 인식하는 게 행복지수를 낮춘다. 연예⦁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3포, 인간관계, 내 집 마련, 꿈⦁희망도 포기한다는 N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우리 사회다. 아직도 사류에 머물고 있는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 델타 변이바이러스를 닮은 내로남불 ‘변이(變異)정치’에 환멸을 느낀다.

선진국(先進國)은 솔선하여 앞으로 나가는 국가라는 의미다. 국제사회에 새로 부담하게 될 선진국 비용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코로나19로 나라곳간이 절단(切斷) 날 정도가 아닌가. 우린 정말 선진국인가.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사회 곳곳은 따뜻함보다 갈등과 분노의 기운이 강하다. 1996년 OECD회원국이 되면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자랑했다. 2년 후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처지가 됐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 같은 정량적 지표를 중심으로 유엔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았지만 삶의 질과 행복 측면에선 아직 멀었다.

부동산정책에 대한 절망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삶이 버겁다. 오죽하면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라며 절규하는 노래가 나올 정도인가. 연일 보도되는 범죄 행각들을 보면 그런 소리가 나올 만 하다. 고학력 엘리트 범죄율이 생계형 범죄율보다 높다. 먹물깨나 먹은 엘리트들은 거액을 두꺼비 파리 삼키듯 하고도 손사래 치며 끝까지 부정한다.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여 4차 대유행이다. 정부는 선진국이라고 자하자찬만 말고 신뢰⦁연결망⦁규범 등 사회자본을 갖춘 명실상부한 경제선진국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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