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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문 지평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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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문 지평농협조합장
  • 대담=김인종 편집위원장 / 글·사진=이상원 기자
  • 승인 2021.06.06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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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생을 두 배로 삽니다. 현업의 삶과, 봉사의 삶이죠”
이종문 지평농협조합장이 경인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이종문 지평농협조합장이 경인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색’이 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구성원들의 마음을 한데로 모으며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에게는 ‘붉은색’이 보인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과감한 행동력과 강인한 의지가 있다. 
조직의 중심부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푸른색’이 보인다. 그들은 누구보다 많은 일을 처리하면서 실제로 조직이 굴러가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직의 ‘허리’로도 비유하곤 하는 중간 관리자들은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오늘도 머리를 싸매고 현업에 매진한다. 갓 입사한 신입 사원에게는 싱그러운 푸르름을 느낄 수 있다. 그들에게는 적당한 긴장감과 활기, 생명력이 느껴진다. 신입 사원의 색은 ‘녹색’이다. 조직이 매너리즘에 빠져 침체하지 않으면서 꾸준하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신입들의 활력이 필요하다.
이종문 조합장을 처음 볼 땐 ‘붉은색’이 느껴졌다. 군대를 제대한 후 농협에 일생을 바쳐 지금의 지평농협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기도 한 그에게서는 남들에게서 쉬이 볼 수 없는 강인한 정신력과 굳은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지평농협의 강점인 ‘장 공장’을 확장하면서 평생에 한 번 받기도 힘든 농협중앙회 총화상을 받고, 그 공을 조합원과 지역 주민들에게 돌리는 모습에서 우리 시대가 보고 배울 만 한 리더의 모습을 보았다. 그에게선 ‘녹색’의 푸르름과 활력도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을 두 배로 산다’는 그의 좌우명에 대해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현업에 매진하는 인생과 봉사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답한다. 그는 로터리클럽, 적십자 활동 등을 꾸준히 이어가며 봉사 활동에 매진했다. 저녁 늦게 귀가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그들을 차에 태워 직접 집까지 바래다주는 일도 했었다. 부모님들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인생을 두 배로 산다는 것은 이런 뜻이다. 단순한 생존을 위한 삶뿐이 아닌, 지역을 위한 삶,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삶을 직접 실천해왔다.
그는 백발이 풍성한 나이에도 마라톤을 즐겨한다. 건강관리를 위한 조깅의 차원이 아니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42.195km의 마라톤이다. 이 조합장은 마라톤을 준비하기 위해 아침에 10km씩 뛰고나서 출근하고 타 지역 근무 시에는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고도 했다. 
이처럼, 그에게선 한 사람에게서 보기 힘든 다방면의 모습이 보인다. 그 색들이 뒤섞여서 탁해지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보기 좋은 모습으로 자리 잡는다. 몸담을 조직을 위해 뛰어난 성과를 낼 줄 알고, 그러면서도 활력을 잃지 않는 이종문 조합장과의 대담이 시작됐다.

 

모두들 도와준 덕분에 농협중앙회 총화상 수상
농협발전·조합원·주민 위한 일이라면 마다 안해

▲이종문 조합장님의 인생 여정은.
저는 1956년생으로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지평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 나온 지평 토박이입니다. 가족관계는 딸 둘에 아들 한 명이 있고, 여든아홉이신 어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 농협과의 인연은 군대 제대후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농협의 많은 부분들을 경험했습니다. 지평농협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특화할 수 있는 사업 등을 미리 준비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제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농협 직원으로 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농협에서 정미소를 지어야 하는데 땅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 가족이 가지고 있던 소중한 농지 2400여 평을 농협을 위해, 다른 농지 주인보다 싸게 팔아야 한다고 해서 싼값에 팔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물려 준 땅을 자식이 아버지 돌아가신지 3년만에 다 팔아먹는다’는 말을 들은 웃지 못할 일화도 있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보고 배운 것이 없었다면 농협을 위해 손쉽게 땅을 내놓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면장 재직시 후임을 위해 정년을 4년 남겨두고 은퇴하셨습니다. 그때부터 후임을 위해 정년을 남겨두고 은퇴하는 선례가 남게 됐죠. 아쉽게도 지방자치화가 이루어지면서 이런 좋은 풍습이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저는 지역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거리낌 없이 내려놓는 아버님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평 농협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어떠한 것이 있나.
지평농협은 양평군내에서 경지 면적이 가장 큽니다. 리 동 조합때부터 쌀 방앗간도 운영하는지라 양평군에서 밥 맛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양평은 친환경 특구로 지정된 곳이라서 고품질의 친환경 쌀을 맛볼 수 있습니다. 양평쌀은 남양주시의 100개 학교로 납품됩니다. 남양주 학생들은 친환경 양평 쌀을 먹으면서 자랍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하시는 부모님들이 아주 좋아하십니다. 지평농협은 전통 장 공장을 30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같은 전통 장류를 다룹니다. 시중에서 파는 장들은 30~40일 정도만 숙성하고 판매하지만, 지평농협은 2년 이상 숙성한 장을 판매합니다. 보통 40대 이하이신 분들은 직접 장을 담가본 경험이 별로 없으실겁니다. 그래서 양평군은 학교와 연계해서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통 장 담그기 행사’를 진행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담근 장을 집에서 먹고, 학교 급식에도 사용합니다. 저는 전국의 모든 4학년 아이들이 매년 스스로 담근 장을 먹어봤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행사가 활발하게 이어져 전 국민이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전통식품 장류를 만들 수 있다는 긍지를 갖고 있으며, 요즘 젊은이들의 서구화 음식에 물든 식생활 개선에 앞장설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저희 농협과 지자체와 교육관련 부서가 삼위일체가 되어 힘을 모아 고유 전통 식품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장담그기 체험 행사는 우리가 원조입니다. 전통식품, 그러니까 된장의 기준이 우리 농협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평농협은 전통 장 부분에서 굉장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평상시의 3분의 1정도 밖에 담그지 못해 아쉽지만, 전국적으로 영업소를 두고 판매 하면서 점점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 총화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지평농협은 100여군데의 학교와 친환경 쌀 급식 계약을 체결했고 국군 복지단에도 쌀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여러 농협 하나로마트에는 쌀 자체 브랜드 허반메 쌀(허수아비 춤추고, 반딧불이 나르고, 메뚜기 뛰노는 쌀, 약칭)과 장류를 판매합니다. 우리는 가공사업이 전 국민의 먹거리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판단해서 장 공장을 4500평으로 확장했습니다. 이런 사업으로 농협중앙회 총화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총화상은 조합원의 단결과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다방면으로 평가해서 주는 전국단위의 상입니다. 평생에 한 번 받는 것이죠. 자랑스런 조합장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덕분에 우리 직원이 특별 승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상은 대표로 제가 받았지만, 조합원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께서 모두 함께하셔서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극진한 효자라고 들었다. 
국민학교때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삼년상을 지냈습니다. 새벽에 친할아버지 산소를 3년 동안 거의 매일 드나들었었죠. 예전에 산소에 쌓인 눈을 치울 때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밤새 눈이 많이 내린 날, 눈을 치우러 산소로 가는데 힘들어서 허리를 펴고 산소를 쳐다보니 산소에 호랑이가 나타난겁니다. 몸이 얼어붙고 발이 떨어지지 않았죠. 정신없이 산 아래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그때 산밑에 사시던 친척 할아버지 댁으로 뛰어가 소죽을 끓이시고 계시던 할아버지께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산소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씀드리니, 할아버지가 저를 보시고 손을 꽉 잡으시며 “이리 와, 불 쬐고 있어. 많이 놀랬구나 내가 잡아올께”라고 한 마디 하신 뒤에 쇠스랑을 가지고 나가셨어요. 얼마 있다가 친척 할아버지가 다시 오셨죠. 할아버지는 제게 “이제 친할아버지 산소에 가지 않아도 된다. 친할아버지가 너의 효심을 알고 정을 떼려고 그런 모습을 보이신거야. 내가 너 맨날 새벽에 친할아버지 산소에 인사 다니는 걸 소죽 끓이면서 봤는데 아주 착한 손주구나”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알고보니 산소 앞에 매일 절을 할때 누런 가마니를 말아놨던 것이 있었는데, 거기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던 모습을 보고 제가 호랑이로 착각했던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는 후, 제가 20대 청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때도 3년 동안 거의 매일 인사를 올렸습니다. 40대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3년 동안 거의 매일 산소를 찾아 인사를 올렸습니다. 지금도 어려운 일이나 좋은 일이 있을 때면 산소를 찾아 인사를 합니다. 이런 모습을 주위 분들이 다 아시고 좋게 봐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여 양평군 노인회에서 효행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좌우명이 ‘인생을 두 배로 산다’는데 무슨 뜻인지.
현업에 매진하는 인생과 봉사하는 인생을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제 인생 60을 산다면 120을 살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지역에서 로타리클럽 활동을 했었고, 100주년에는 회장 직을 맡기도 했습니다. 적십자 봉사도 해봤고, 새마을 임원으로 새마을 봉사와, 지울방범대원으로 학생들을 위한 교통 봉사도 진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는 우리 지역에 교통편이 안 좋아서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평 자율방범대를 운영해 밤 10시에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차량으로 집까지 태워줬습니다. 축구도 좋아하는데 나이가 50이 넘어가면서 격한 운동은 하기 어려워지더군요. 그래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마라톤에 도전했습니다. 아침에 10~15km씩 뛰고 나서 출근을 하곤 했습니다. 국내 유명 마라톤 대회 풀코스 42.195km를 수십 번 완주해 조선일보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갔습니다. 명예의 전당은 10년 이상 춘천마라톤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훈장 같은 것입니다. 또 애국심 고취를 위해 직원들과 함께 한반도 꼭지점이라 할 수 있는 백두산, 백령도, 독도, 한라산 등을 허반쌀, 로움 장류 깃발들고 다녀보기도 했습니다. 

▲향후 목표가 있다면.
4선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주위에서 “지평농협을 두 배 이상 키워놨는데 아쉽지 않냐”, “한 번 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권고도 받았습니다. 농협 발전과 지역경제의 중심체로써 조합원과 지역 주민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은 지역에 있으면서 봉사도 하고, 인생을 값지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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