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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여울] 생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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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여울] 생목
  • 박진희 시인
  • 승인 2021.05.09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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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시인, 경기도 화성 출생, 계간 '미래시학' 신인상 등단, 수원문인협회 회원이며 미래시학 작가회 회원이다.
박진희 시인, 경기도 화성 출생, 계간 '미래시학' 신인상 등단, 수원문인협회 회원이며 미래시학 작가회 회원이다.

늦은 밤,
목구멍 속 삭지 않은 음식물이 
내게 뼈아픈 질책을 한다
오늘 내가 삼킨 음식들이
미궁을 빠져나오는 동안
나는 부쩍 느슨해진 나를 떠올린다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신물처럼
한바탕 쏟아냈어도 좋았을 것들
다독이듯 삭히며 보낸 시간들이 이렇게 시큼했을까
기척 없는 대답만 오가는 침대 위에서
토사물 같은 푸념만 길어지는 밤,
한 번 더 치미는 삶의 의욕을 꿀꺽, 
삼키면 아침이 올까
어차피 엇섞여 사는 세상, 
후회도 연민도 다 고요하니
생목 오르듯 오르내리는 아득한 잠 속으로 
조용히 나를 밀어 넣어본다

 

 

시평(詩評)

내가 만난 박진희시인은 차분한 여인의 내성적 정서를 안고 사는 듯한 조용함이 표정과 태도에 담겨 있었다. 얼핏 그렇게 잠시 스쳐 지나고 코로나 때문인지 얼마동안 직접 대면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잠깐의 여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나 할까. 가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녀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비가 오는 어느 봄날에 그녀의 시를「새수원신문」에 기고 형식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조요한 그녀의 모습을 반추하며 생목이란 시를 음미해 보았다. 생목이 오르는 그 밤에 박진희 시인은 삶의 과정 속에서 한 번 더 치미는 삶의 의욕을 꿀꺽 삼킨다고 했다. 그 의미는 스스로에게 질책하는 반성적 사고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그녀의 일상이 고요하고 느슨하지만 결코 안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신물이 올라오고 마음 속 푸념을 삭히기도 하고 울컥거리며 올리기도 하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잔잔한 삶에 대한 이유있는 질문을 던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삶에 대한 의욕이 생목을 알아가는 순간 느슨할 수가 없는데도 느슨해진 심경을 조용히 물어내고 있는 것이다. 비껴가고 싶은 신물의 곁에서 그녀가 한 편의 시를 생산해 내는 것은 결국 우리 인간들의 삶에 왜 사는지에 대한 깊은 물음을 묻는 것과 같은 것이리라. 바로 시는 우리 삶속에서 잔잔한 활력소가 되는 쉼표가 맞는 것 같다.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이서등 화가, 캘리작가
이서등 화가, 캘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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