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하나 만들어보시죠?” 묶음형 제네릭 위·수탁 느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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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하나 만들어보시죠?” 묶음형 제네릭 위·수탁 느는 ‘까닭’
  • 신규대 기자
  • 승인 2020.06.2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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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후 출시 계획 없는 사례 이어져
품목 갖추기 새로운 ‘전기’ 맞이하나
▲ 묶음형 제네릭 (메디케이션) 위·수탁 이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다. (PG) / 연합뉴스
▲ 최근 묶음형 제네릭 (언오리지널 메디케이션) 위·수탁 계약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PG) / 연합뉴스

제약업계가 최근 자사의 제품을 늘려 향후 출시 가능 의약품을 높이는 이른바 '품목 갖추기'를 위해 움직이는 가운데 최근 들어 최근 일부 제약사에서 대형 제품의 제네릭 제조를 위해 타사를 끌어들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분야 역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가리지 않고 있는데 정작 허가만 받고 출시까지 고려하지 않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만드는 곳에서는 제조사를 늘리는 동시에 추가 부담과 수익구조 개선을 노릴 수 있고, 위탁사 입장에서도 편하게 제품을 허가받을 수 있다지만 허가 제품만 늘어나고 시장 내 제품은 정작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기형적 구조가 늘어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전문 및 일반의약품 분야에서 비오리지널 제품의 위·수탁을 통해 다수 회사가 동시에 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지난 23일 등장한 한미약품의 '로수젯(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제네릭은 위·수탁 제조를 알보젠코리아가 맡고 45개 품목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수젯은 국내에서 처음 나온 두 성분의 복합제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와 한국MSD의 '이지트롤'을 결합해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한국MSD로부터 이지트롤의 특허사용권리를 인정받아 그해 11월 로수젯을 내놨다.

물론 로수젯의 시판후조사가 2021년 끝날 예정이라는 점에서 제네릭 출시는 예정돼 있는 수순이었다는 반응이다. 로수젯은 회사 기준 출시 4년만인 2019년 7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상 제품 출시를 고려할 법하기 때문이다.

제네릭 허가가 자못 흥미로운 까닭은 지난해까지 시장의 대세였던 이른바 '컨소시움형 제네릭'이 아닌 '묶음형 제네릭'이기 때문이다.

컨소시움형 제네릭과 묶음형 제네릭은 공동으로 제네릭을 출시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실제로 한 회사가 제조를 맡는 것도 같다. 하지만 일반적인 과정에서 조금은 다른 면을 보인다.

컨소시움은 개발 과정에서 공동의 이해관계를 추구한다. A, B, C, D 제약사가 제품을 내고 싶지만 상대적으로 임상비용을 줄이면서 제네릭을 만들고 싶을 경우 한 회사가 임상 및 제조과정을 맡고 다른 이들이 일정 비용을 갹출해 허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묶음형 제네릭에 비해 수가 적다. 실제로 적게는 두 곳에서 많게는 열곳 가량이 동시에 제네릭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서 말하는 '묶음형 제네릭'은 다소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의 설명을 모아보면 한 회사가 처음부터 주도권을 잡고 제네릭을 허가, 출시하고 싶은 제약사에 요청을 해서 제품을 끌어들인다. 자사의 제품은 자연스레 허가 과정을 거치고 개중에는 실제로 출시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출시품목은 컨소시움형 제네릭 대비 크게 증가한다.

해당 제품의 경우 실제 회사명과 상품은 다르지만 동일제조소에서 맡는다는 점에서 자못 흥미롭다.
최근 등장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 제네릭 등도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위탁을 통해 제품을 승인받은 제약사 중에는 정작 허가를 받아놓고 의약품 출시를 고민하는 곳도 제법 된다.

일반의약품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등장한 '인사돌플러스'의 사례도 꼽힌다.
10개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이 출시됐지만 이중 확인 결과 일부 회사는 자체 생산을 통해 시장에 진입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반면 일부 회사는 제품을 허가만 받고 출시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한 곳도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 나오는 몇 개 제품이 거론된다.

일반의약품을 허가받고 출시하지 않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반의약품에 '조예가 깊은' 제약사의 경우 출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사한다.
이중 시장에서 제품을 일단 승인받은 뒤 제품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시즌에 맞춰' 내놓는 경우가 많다. 자체 품목 수가 많고 특정 계절에 많이 팔리는 의약품이 그러하다.

또 시장의 대세에 맞춰 제품을 허가받았지만 경쟁 구도가 심해 쉽게 출시를 할 수 없는 경우 등 역시 제품을 허가받고 묶어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품을 만들고 싶어서가 아닌 단순히 허가를 받고 향후 갱신까지의 5년 동안을 단순히 채운다는 의미의 허가가 많아지는 상황의 허가는 일반의약품에서는 다소 의외의 상황이다.

국내 A제약사의 경우 최근 위탁 제조로 일반의약품을 승인받았지만 정작 출시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황. 즉 출시 자체보다는 허가를 일단 받는데 그쳤다는 뜻이다.
A사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내놓았지만 출시는 계획하지 않아 마케팅 전략, 사입가 설정, 대외 선전 계획 등 역시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전문의약품을 허가받은 B사 역시 허가는 받았지만 실제 출시를 할지의 여부는 차마 결정하지 못했다.

B사 관계자는 "제조사 측에서 회사를 모았다. 하지만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해당 분야에서 강점이 크지 않았다. 솔직히 출시를 한다고 해도 제대로 영업이 가능할지 모를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CSO를 쓰는 곳이라면 모르겠지만 CSO의 비중이 적은 회사 입장에서는 허가를 받더라도 출시를 망설일 가능성이 제법 높다"고 덧붙였다.

제약업계가 묶음형 제네릭에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위탁 계약을 통한 수익 확보와 실제 출시시 제조 계약을 통해 조금이나마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더욱이 제네릭 허가가 실제로 더욱 용이해지는 탓에 제조를 의뢰하는 곳은 제품의 구색을 갖추기가 더욱 쉬워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최근의 추이는 '묶음형 제네릭'의 등장으로 결국 이 같은 추이를 더욱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 측은 제네릭 허가관리 과정에서 동일제조소의 제네릭을 묶음형으로 허가관리하는 내용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조소 1곳당 최대 4개(제조사 1개, 위탁사 3개)의 품목만을 허용하는 공동생동 '1+3' 규제가 규제개혁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한 이후 제네릭 관리를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하지만 '묶음형 제네릭'을 통해 공동생동 규제가 풀린 시점에서 가장 빠르게 제네릭을 생산할 수 있는 빌미가 제공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출혈경쟁과 혹모를 불법영업 가능성도 따라오는 상황.

제약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서 제품을 굳이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는 회사가 포트폴리오를 쌓는다는 명분으로 허가를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시장에서 회사의 브랜드 파워가 없는 곳은 제품을 허가받고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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