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특히 내년에 수도권 3기 신도시 중심으로 30만 가구 공급 사업을 서둘러 내년 말에는 양질의 입지에서 입주자 모집을 본격화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는 본청약 1∼2년 전에 일부 물량에 대해 앞당겨 청약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전청약 당첨자는 본청약까지 자격을 유지하면 100% 당첨된다.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으로 비싼 서울 집에 달려들지 말고 입지 좋은 3기 신도시 신축 아파트를 청약받으라는 정부의 메시지다.
8천 가구에 이르는 사전청약과 관련, 구체적인 입지 등 사업추진 상황을 조기에 내놓는 정책 시행 과제가 주어져 있다. 집값 안정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대중교통과 교육, 상업 시설 등 인프라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전체 인구의 50%가 좁은 면적에 몰려 살고 있는 수도권의 경우 크고 작은 신도시가 세워졌지만 이 같은 인프라가 사전에 갖춰지지 않은 채 ‘아파트만 덜렁’ 들어선 사례가 비일비재해 주민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3기 신도시는 부족한 주택의 양적인 공급으로 출발하지만, 보다 살기 좋은 신도시 속에서 미래 주택들의 모범이 될 만한 방향으로 전개되길 기대한다. 대규모 택지의 개발 방향은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 가능 도시, 일자리를 만드는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지역과 함께 만드는 도시’의 4가지가 제시된 건 바람직한 방향이다.
당국이 간과하지 말 과제는 미래지향적 건축이다. 현재 상황만을 생각한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이나 사용 변화를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공간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는 사람의 다양성과 변화를 고려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용도나 규모 변경 등 다양한 변화에 대비가 필요하다. 최근 일본에서는 ‘인생 100년 시대구상’에 맞는 새로운 주택 공간으로서 4세대와 5세대까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주택구성이 떠오르고 있잖은가. 저출산 고령화, 고독사, 건강수명, 돌봄(care), 에너지, 빈집 대책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모색의 일환이다. 우리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인구변화, 가족구성 변화와 연계해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이를 위한 계획의 큰 그림들이 도시 차원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기존 도시들의 문제점들을 봐 왔기 때문에 차질 없이 잘 진행될 것으로 믿는다.
저작권자 © 경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